“이쯤 가면 막하자는 것이죠. 그건 청탁 전화가 아니었습니다.”(노무현 대통령)
노무현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3월9일 TV로 전국에 생중계된 ‘검사와의 대화’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 대화가 기억날 것이다.
바로 대통령을 화나게 한 발언의 주인공인 김영종(51)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이 1일 법무부에 사의를 밝혔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같은 사법연수원 23기인 김 지청장은 최근 검사장 인사에서 동기생들이 대거 검사장으로 승진했지만 본인은 누락되자 사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청장 동기생인 이완규(56) 인천지검 부천지청장도 검사장 승진에 포함되지 않자 사표를 냈다. 그 또한 검사와의 대화에 출연해 노 대통령에게 “검찰 구성원들이 수긍할 수 있는 인사가 돼야 한다”고 언성을 높인 경력이 있다. 이 지청장은 퇴임사에서 “정권교체의 혼란기이고 검찰의 인적 쇄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로 청와대 주도로 전례 없는 인사도 몇 차례 행해졌다”는 말로 문재인정부 들어 이뤄진 검찰 인사를 비판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들의 승진 좌절이 문 대통령과의 ‘악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노무현정부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 자격으로 당시 토론장에 배석한 문 대통령은 훗날 저서에서 ‘목불인견’이란 표현을 써가며 해당 검사들을 비판했다.
이로써 토론회에 출연한 검사 10명 중 이석환(53) 청주지검장, 허상구(57) 경기도 파견검사, 김병현(52) 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 3명만 현직에 남았다. 이들 중 김 차장검사는 조만간 단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 대상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검사장 진급에서 누락된 검사들이 잇달아 사표를 내면서 중간간부 인사 폭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사법연수원 22기에서는 서울고검의 김창희(54) 송무부장, 이명순(52) 형사부장, 안병익(51) 감찰부장과 이기석(52)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권오성(55)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이, 23기에서도 이중희(50)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김회종(52) 창원지검 진주지청장, 허철호(50) 마산지청장이 일제히 사의를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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