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도 예외는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따르면 실제 직장인 5명 중 3명이 이 기간에 휴가를 떠나고 있다. 여름휴가가 본격 시작된 지난달 30일 인천출국장은 여객 수가 20만4554명으로 일일 여객 역대 최대치를 올리며 북새통이었다. 주요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피서지 바가지요금도 기승을 부린다. ‘휴가 후유증’이란 말이 생긴 지도 오래다.
휴가가 몰리는 이유가 뭘까. 무더위가 절정인 시즌인 것 외에 두 가지로 해석된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업계가 이 기간에 가동을 일제히 멈추고 휴가를 떠나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 납품 업체, 유관업체, 주변 상가도 휴가대열에 합류하면서 100만명 이상의 도미노 휴가현상이 생겨난다고 한다. 또 하나는 ‘학원 방학’이다. 학원가에서 이때 방학을 편성한 탓에 자녀를 둔 직장인이 이때를 맞춰 휴가원을 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휴가를 가지 않고 아예 도심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스테이케이션’(stay와 vacation의 합성어·도심에 머물며 휴가를 보낸다는 의미)족들이다. 여행고수들도 이 기간은 여행을 피한다. 한 여행전문기자는 “바가지와 교통체증에 사람대접 받기 힘들어 주변에 이 기간은 절대 피할 것을 권한다”고 한다.
휴가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휴식이 곧 경쟁력”이라며 휴가를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쟁 같은’ 휴가로는 휴식도 재충전도 기대할 수 없다. 연중 분산 휴가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초·중·고 재량 휴업과 학원 방학 분산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제대로 쉬는 휴식이 가능해야 일할 힘을 얻게 되는 법이다.
박태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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