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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우주여행] 350년 만에 민낯 드러낸 목성 대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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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7-20 21:12:41 수정 : 2017-07-20 21: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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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태양계서 풀지 못한 비밀 중의 하나
수백년간 형태 유지는 육지가 없기 때문
지난 13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구름 소용돌이로 알려진 목성의 대적점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목성 탐사선 주노가 10일 촬영한 것이다. 2011년 8월 5일 발사된 주노는 2016년 7월 4일 목성 궤도에 도착했고, 8월 27일부터 약 53.5일을 주기로 목성에 근접해 목성 대기를 정밀관측하고 있다. 일곱 번째 근접비행이 있었던 이날, 주노는 목성 대기에 3500㎞까지 접근한 후 대적점 위를 약 9000㎞ 거리에서 통과했다. 목성의 지름이 14만㎞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주노가 얼마나 대적점에 가깝게 접근했는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태양계에 풀지 못한 비밀 중의 하나가 바로 목성의 대적점이다. 지구의 태풍처럼 구름 소용돌이로 보이는 대적점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수백년이 지나도록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은 아직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목성은 태양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졌다. 표면에는 대기의 흐름으로 인해 흰색과 갈색의 소용돌이 구름이 있다. 특히 적도 아랫부분에 있는 커다란 붉은 소용돌이 대적점에서는 시속 540㎞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대적점은 1665년에 처음 관측된 이후 3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구의 태풍은 북반구에서는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그것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구름이 적도에 가까울수록 빠르게 동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목성도 지구와 같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한다. 그런데 목성의 남반구에 있는 대적점은 지구와 반대로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다. 물론 과학자들은 아직 그 원인에 대해 정확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적점이 그 이름처럼 붉게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도 아직 잘 모르고 있다. 인이나 다른 황 화합물로 인해 붉은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대적점의 지름은 매년 200㎞ 이상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의 상태가 계속될지 아니면 어느 순간 다시 커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대적점이 회전하는 주기는 지구시간으로 대략 6일, 목성시간으로는 14일이다. 대적점이 수백년 동안 그 형태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목성에 육지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주노의 다음 근접 예정일은 9월 1일이나 이때는 대적점 위를 바로 통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주노에 탑재된 카메라가 목성의 강한 자기장과 복사열에 의해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노에는 가시광선을 촬영하는 주노캠 이외에도 분광기와 전자파 측정기, 자기장 측정기, 고에너지 입자 검출기 등 다양한 장비가 탑재돼 있다. 이들 장비를 통해 대적점의 자세한 상태가 측정됐을 것이다.

우주에 대해 아직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매우 한정돼 있다. 가까운 태양계에도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많다. 먼 우주의 비밀을 캐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사는 태양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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