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협상 수석대표와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가 이끄는 협상단은 7시간여에 걸친 첫 공식 회의에서 우선협상 의제와 협상 일정 등을 정했다. 오는 10월까지 영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 300만명과 EU 국가에 사는 영국민 100만명의 권리 문제, 이혼합의금으로 불리는 영국의 EU 재정기여금,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 등 EU가 내세운 3가지 의제를 우선 협상하기로 했다. 데이비스 영국 수석대표는 메이 총리가 22∼2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EU 회원국 국민의 권리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메이 총리가 탈퇴 조건과 미래 관계를 동시에 따지자는 기존 주장을 철회한 셈이다.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세 가지 의제 논의에 진전이 있으면 EU와 영국의 새로운 관계에 대해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미래 관계는 10월 이후에나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진행된 가운데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오른쪽)가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협상 수석대표와 함께 향후 일정에 대한 합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브뤼셀=AP연합뉴스 |
메이 총리가 제안한 조기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보수당 일각에선 유럽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모두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 전략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약하다는 점은 재정기여금 규모 등 사안별 협상에서도 영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 총리가 취임 1주년을 제대로 맞을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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