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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비하 VS 문화 오해… 발베르데 ‘세리머니’ 논란 확산

입력 : 2017-06-06 21:13:01 수정 : 2017-06-06 22: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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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작은 아시아인 비하” 비난 봇물 / 우루과이 “미치도록 잘했다는 뜻” / 발베르데 “친구 위한 행동” 사과 / FIFA, 해명자료 요구·진상 조사 철없는 10대 소년의 ‘인종 비하’ 행동인가. 아니면 오해로 불거진 ‘해프닝’일까. 20세이하(U-20) 월드컵 우루과이 대표팀의 페데리코 발베르데(19·레알 마드리드)가 지난 4일 포르투갈과의 8강전에서 연출한 세리머니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외신과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가세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우루과이 U-20 대표팀의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지난 4일 포르투갈과 8강전에서 득점한 뒤 ‘아시아인 비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전=EPA연합뉴스
문제가 된 장면은 경기 후반 5분에 나왔다. ‘제2의 하메스’라 불리는 유망주 미드필더 발베르데는 페널티킥으로 2-2 동점을 만든 뒤 두 손으로 눈을 찢으며 달려가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눈이 작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행동으로 흔히 쓰이는 동작이다. 특히 경기가 열린 장소가 한국이라는 데서 한국 사람들을 조롱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FIFA는 당시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진상조사에 나설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선수와 우루과이 축구협회에 무거운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FIFA는 논란이 불거진 직후 우루과이 축구협회에 발베르데의 세리머니에 관한 해명 자료를 요청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 관계자는 “본인의 에이전트를 향해 한 것이다. 발베르데는 몇 년 전부터 이 세리머니를 했다”고 답했다.

중국 슈퍼리그 에세키엘 라베치(허베이 화샤)가 지난 5월 구단 홍보용 사진을 찍다 두 손으로 눈을 찢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베이 화샤 홈페이지 캡처
외신의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는 6일 “발베르데가 인종 차별주의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달 아르헨티나 출신 에세키엘 라베치가 중국 슈퍼리그에서 눈을 찢는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가 사과했는데 한 달 만에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강한 어조로 보도했다.

또한 우루과이 선수들이 집단으로 비슷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공분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는 8강전이 끝난 뒤 공식 트위터 계정에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관자놀이에 양 검지를 대는 포즈를 취한 기념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발베르데의 세리머니와 맞물려 인종 비하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 관계자는 “우루과이에선 해당 제스처가 ‘나는 미치도록 잘했다’는 뜻이다.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한 오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선 발베르데는 경기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어로 “인종차별적 세리머니가 아니라 친구를 위한 개인적인 세리머니였습니다. 제가 의도한 바는 인종차별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FIFA 주관 대회에서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세리머니를 한 것은 충분히 아시아인을 비하한 것”이라는 축구팬들의 질타가 줄을 잇자 결국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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