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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걸었더니 제품이 작품이 됐다"

입력 : 2017-06-06 07:00:00 수정 : 2017-06-05 16: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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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창작자와 브랜드 철학을 표현하는 '시그니처(Signature)' 제품 눈길…패션·식품 등 생활형 제품부터 전자·주류 제품 등 프리미엄 고가품까지 다양

'시그니처'란 서명 또는 특징을 설명하는 영어 단어다. 일반적으로는 브랜드를 대표할 수 있는 제품에 사용되어 브랜드 역사나 고유의 정체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고 유행에 따라 사라지는 제품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이 바로 시그니처인 것이다. 시그니처라는 이름으로 회사나 장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내놓는 상품인 만큼, 그 이름 하나로도 소비자에게 주는 신뢰와 만족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제품의 이름에 시그니처라는 말을 붙일 때에는 그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을 터. 실제 특허청에 시그니처에 대한 상표등록 건수를 검색해보면 한글 47건, 영어 685건의 상표등록이 되어 있고, 미국·유럽·호주·캐나다 등 해외 상표등록 건수는 1만5000건이 넘는다.

이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제품이 시그니처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거나, 만들어질 예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범위도 패션·뷰티 등 생활형 제품부터 전자·주류 같은 프리미엄 제품에 이르기 까지 굉장히 다양하다.

우선 LG의 초 프리미엄 가전제품 라인인 LG 시그니처는 냉장고와 올레드 TV, 공기청정기를 한 점의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가전 작품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실제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예술 작품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에서 '최고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에 LG전자는 시그니처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영토를 넓히고 있는 상황이며, 가전 사업은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LG전자의 질적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빙그레를 대표하는 장수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투게더'는 지난해 출시 42년 만에 파격적인 변신을 단행, 최근 트렌드인 1인 가구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아빠', '가족'이라는 컨셉으로 출시 이후 줄곧 가족용 900ml 대용량을 고집해왔던 투게더가 지난해 기존 제품대비 용량을 1/8로 줄여 2배 이상 진한 투게더 시그니처를 출시하며 1인 가구 공략에 나선 것.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 투게더는 지난 1974년 출시 이후 황금색·바닐라맛, 주력제품 900ml 용량을 유지하며 누적 판매 개수 2억2000만개, 연매출 약 300억원으로 떠먹는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오고 있다.

시그니처 버거는 맥도날드가 60년 전통의 버거 노하우를 담아 야심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수제버거로, 지난 2015년 8월 처음 선보인 이후 월평균 20% 이상 판매 성장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번 시그니처 버거 전국 론칭을 통해 더욱 많은 고객들의 입맛과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그니처 버거는 갓 조리한 1+ 등급 계란에 베이컨과 치즈, 텍사스 BBQ 소스로 꽉찬 식감을 자랑하는 '골든 에그 치즈버거'와 진하게 구운 버섯과 양파에 정통 아메리칸 치즈, 이탈리안 발사믹 소스로 깊은 풍미를 맛 볼 수 있는 '그릴드 머쉬룸 버거' 등 2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제조 과정에서 남다른 장인정신을 필요로 하는 주류업계에도 시그니처가 존재한다. 국민 위스키로 사랑 받아온 윈저 브랜드가 이름을 걸고 내놓은 35도 스피릿 드링크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 얘기다.

이례적으로 3명의 마스터 블렌더가 협업, 그 어떤 제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완벽한 부드러운 맛과 향, 목넘김으로 탄생시킨 제품이 바로 ‘윈저 더블유 시그니처’이다. 이 3명의 서명이 눈에 띄는 자리에 새겨져 있어 이 제품의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1996년 한국 소비자만을 위한 스카치 위스키로 개발된 이래 윈저는 한국 위스키 시장을 선도해왔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여년간 쌓아온 스카치 위스키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윈저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스코틀랜드에서 17년간 숙성된 위스키 원액을 최적의 밸런스로 블렌딩하여 35도의 부드러운 맛과 향을 완성했다.

특히 부드러운 맛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디아지오는 세계적인 마스터 블렌더 3명에게 각자의 이름을 걸고 최상의 부드러움을 만족시키는 블렌딩 해줄 것을 특별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번의 트렌드나 유행보다는 진정성과 제품의 가치로 승부를 거는 시그니처 제품 출시는 많은 것은 시사하고 있다”며 “하나의 제품이 시그니처 작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지닌 가치에 집중하고, 기존에 쌓아왔던 노하우를 총동원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고민과 더 깊은 통찰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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