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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절차적 정당성 논란… 韓·美 외교문제로 비화되나

입력 : 2017-05-30 21:56:40 수정 : 2017-05-31 0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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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사드 보고 누락 파장 / 대통령 “국기문란에 버금” 진노 / 환경영향평가 회피용 의혹도 / ‘사드배치 아직 검증 중인 사안’ / 美·中과의 정상회담서 변수로 / 김관진·한민구에 책임 물을 듯 / 군 수뇌부 인사 뒤흔들 ‘폭탄’
청와대가 30일 ‘국방부 보고 누락’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다시 정국 최대 현안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진상조사를 지시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청와대 조사 결과에 따라 양국 정부 간 외교 사안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드 미사일 발사대 4기 추가 반입·보관’ 사실을 전날(29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처음 보고받았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이날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관계를 재확인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국가안보실에 △누가 추가 반입을 허가했으며 △이를 왜 공개하지 않았고 △왜 지금까지 새 정부에 보고하지 않았는지 진상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발사대 4기의 존재를 알지 못했으며 그래서 격노했다”며 “이번 사태를 국기 문란에 버금가는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긴장감 도는 성주골프장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반입 경위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30일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부지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가 요격미사일 발사관이 하늘을 향한 채 대기하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청와대는 이번 조사 범위와 관련해 “총체적인 진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4기 반입 경위 파악 수준을 넘어 정부 간 비밀 협정으로 비공개 상태인 한·미 사드 배치 합의 내용 자체에까지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그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해온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된 사실이 드러나면 사드 배치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콕 집어서 ‘국방부가 사드 부지에 대한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이를 감춘 것은 아닌지 조사하라’고 지시한 점도 주목된다. 주한미군에 공여된 사드 부지는 30여만㎡이기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주민 공청회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군 당국은 그동안 ‘국방부 장관이 군사상 고도의 기밀보호가 필요하거나 군사작전의 긴급한 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환경부 장관과 협의한 경우’에는 전략적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 회피 의도를 지적한 것은 이 같은 국방부의 소극적인 태도에 제동을 걸고 주민 공청회가 수반되는 체계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도록 하려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절차를 밟게 된다면 이미 미국 정부가 기정사실화한 사드 배치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앞줄 왼쪽)을 비롯한 참모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향후 한·미, 한·중 정상회담에도 이번 진상조사가 미칠 영향은 작지 않다. 6월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과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진행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주요국 정상 회동에서 사드는 ‘검증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사드 배치에 대한 문재인정부 입장을 밝히라는 미·중 압박으로부터 어느 정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 누락의 책임 규명은 사실상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한 국방장관 등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사드배치 업무를 진두지휘한 김 전 실장과 신속히 집행한 한 장관이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새 국방장관 임명 후 곧바로 단행될 군 수뇌부 인사 구도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이미 예고된 국방개혁의 도화선을 점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박성준·박영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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