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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의 밀리터리S] 스마트 폭탄? 벙커버스터? 'GBU'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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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15 08:00:00 수정 : 2017-04-18 15: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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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U-43과 GBU 계열 폭탄은 어떤게 있나? 미국 공군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GBU-43 폭탄을 투하했다. MOAB(Massive Ordnance Air Blast bomb)란 원래 명칭 대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로 더 알려진 공중폭발 대형폭탄이다.

미 공군 박물관에 전시된 GBU-43 MOAB 공중폭발 대형폭탄.
GBU-43은 여타 폭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큰 덩치를 지녔다. 길이 9m에 직경 1m가 넘는다. 무게는 자그만치 10t에 달한다. 그러다보니 일반 전투기와 전폭기에는 장착이 힘들다. 미 공군이 MC-130 특수전기에 싣고 투하 작전에 나섰다고 밝힌 배경이다. 

공중폭발 직전의 GBU-43 MOAB.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GBU-43 투하 영상 사진
이런 형태의 폭탄은 수많은 GBU 계열 폭탄 가운데 GBU-43이 유일하다. 가격도 1기당 1600만 달러(한화 180억원)를 상회한다.

폭발력은 TNT 11t 규모로 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 중 핵폭탄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BU-43이 실전에서 사용된 사례도 처음이다. 가뜩이나 미 공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59발을 퍼부은 직후라 GBU-43 투하 소식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GBU란 명칭이 붙는 폭탄은 통상 유도폭탄을 일컫는다.

재래식 일반폭탄에 GPS(위성항법)와 INS(관성항법), 데이터 링크, 레이저 유도 장비 등을 결합시켜 타격의 정밀도를 높인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 폭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러한 유도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독일과 미국이 소규모로 운용했다. 한국전에서도 모습을 비췄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 가치를 입증한 것은 베트남전을 거치면서다. 1965년부터 4년 동안 연간 600대의 폭격기가 재래식 폭탄을 투하하고도 파괴하지 못한 하노이 남부에 있던 ‘탄호아 철교’를 단 한차례 정밀폭격으로 완전히 파괴시킨 것이다.

이 폭탄은 일반목적폭탄에 레이저 유도키트를 추가해 완성됐다. 이 레이저 유도키트를 페이브웨이(Paveway) 키트라고 한다. 레이저 조사기가 표적을 향해 레이저빔을 조사하면 표적으로부터 반사되는 레이저빔을 따라 폭탄이 정확히 표적에 유도, 명중되는 방식이다.

1960년대 처음 실전에 투입된 페이브웨이 시리즈에는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GBU-10, GBU-11, GBU-12 등이 있다. GBU 계열 레이저 유도폭탄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다.

장착 대기중인 GBU-54 레이저 유도폭탄.
최근 개발된 레이저 유도폭탄으로는 GBU-54가 유명하다. GBU-54는 정밀유도폭탄인 합동직격탄(JDAM·Joint Direct Attack Munition)의 최신 버전으로 LJDAM으로 불린다. JDAM이 GPS와 INS로 유도되는 반면, GBU-54는 재래식 폭탄인 MK-82에 레이저 유도장치를 추가로 달아 정밀도를 높였다. 고정된 표적을 주로 타격했던 이전과 달리 움직이는 목표물까지 정확히 때릴 수 있게 됐다. 무게 225㎏에 최대 사거리는 28㎞이다.

한 병사가 GBU-54를 전투기에 장착하고 있다.
GBU-54가 처음 실전에 투입된 것은 2008년 8월 이라크전에서다. F-16 전투기에 장착돼 이동 중인 목표물을 정확하게 파괴했다. 2010년 아프가니스탄전에도 활약했다.

우리 군에서도 GBU-54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를 겨냥한 것이다. 북한의 스커드·노동 탄도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에 실려 여기저기 옮겨다니다 발사되는데 움직이고 있을 때는 우리 군이 이를 정확히 타격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200기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땅굴 등 지하시설을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도 레이저로 유도되는 GBU 계열 폭탄이다.

대표적으로 GBU-28 공대지 유도폭탄을 꼽을 수 있다. 걸프전에서 미군이 지하에 설치된 이라크 지휘부를 파괴하기 위해 특별히 개발되었으나, F-111 폭격기에 의해 단 2발만이 실제로 투하됐다.

GBU-28 벙커버스터. 레이저 유도폭탄으로 최대사거리는 10㎞이며, 6m 두께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
2014년 1월 방위사업청은 우리 군에 벙커버스터 150기를 실전배치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산속 갱도에 설치된 북한의 장사정포 등 지하시설 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2007년 700억원을 들여 GBU-28 도입사업에 착수했다. 미국 역시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자극받아 GBU-28 수출을 허가했다. 벙커버스터는 우리 공군 전투기 F-15K에 장착돼 레이저 유도로 목표물을 타격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북한의 벙커버스터 방어 기술이 우리 군이 벙커버스터 도입을 고려하기 이전인 2006년 무렵부터 개발돼 왔다는데 있다.

북 170mm 자주포
자료사진
이로인해 GBU-28이 갱도 안에 숨은 북한의 장사정포를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냐는데 미군은 의문을 표시한다. 공개된 미 육군 정보사령부 문건에는 “평양건축종합대학 건축연구소에서 폭발로 터널이 받는 충격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자들은 벙커버스터 폭탄으로부터 지하구조물 손실을 막기 위해 강철구조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연구했고, 그 결과 충격을 85∼90%까지 줄이는 강철 구조를 발견했다”고 기술돼 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은 GBU-28보다 더욱 강력한 유도폭탄의 개발로 이어졌다.

GBU-57 대형관통탄을 개발한 보잉과 미군 관계자들.
주인공은 미국의 보잉사가 만든 벙커버스터 GBU-57 MOP이다. 레이저가 아닌 GPS 유도방식을 택하고 있다. 길이 6m에 직경은 0.8m이다. 대신 무게가 13.6t에 달해 GBU-43보다 더 무겁다. 이 가운데 2.4t이 폭약으로 채워진다. 286㎏의 GBU-28보다 9배에 달하는 양이다.
2012년 B-52 전략폭격기에서 벙커버스터 GBU-57 대형관통탄이 투하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탄두 부분에 핵탄두를 달 수도 있다. 미 공군 제공

GBU-57과 GBU-28의 관통력 비교.

이전까지 벙커버스터는 무게 2.2t에 6m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GBU-28과 GBU-37이 대세였다. 철근 콘크리트를 61m 가량 뚫을 수 있는 GBU-57은 엄청난 크기와 무게로 그 어떤 벙커버스터보다 강력한 파괴력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핵탄두 장착까지도 가능하다.

벙커버스터 GBU-57의 폭발력 모습. 1차 폭발에 이은 2차 폭발로 두께 60m의 견고한 콘크리트까지 뚫을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지녔다.
이런 최강 벙커버스터가 개발된 것은 미국이 이란과 북한의 지하 핵기지를 타격하기 위해서였다.

군 관계자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핵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전술핵 B61이나 B83을 쉽게 꺼내들 수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유사시 GBU-57은 전략폭격기인 B-52나 스텔스 폭격기 B-2에 실려 언제든지 북한 선제타격에 나설 수 있는 무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 폭탄을 실을 만한 항공기가 없고, 확보를 한다해도 운영할 플랫폼이 없어 그림의 떡”이라고 설명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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