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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호의 사서삼매경] (8) '계명구도' 더문캠 안주하는 문재인… 안희정에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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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4 18:30:00 수정 : 2017-03-24 16: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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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상군이 진에 들어갔다. 진의 소양왕은 명망있는 그를 상국(지금의 총리 그 이상)에 임명하려 했다. 어떤 이가 제나라 출신임을 들어 진을 위협할 것이라 간언했다. 소양왕이 이를 옳다 여기고 그를 죽이려 했다. 맹상군은 소양왕이 총애하는 총희(寵姬)에게 구원을 청했다. 총희는 호백구(여우의 흰 겨드랑이털만 모아 만든 진귀한 옷)를 달라 했다. 호백구는 이미 진에 들어올 때 소양왕에게 바쳤다. 근심하던 그가 식객들과 상의했지만 마땅한 수가 없었다. 그때 가장 아래에 있던 이가 나섰다. 개의 흉내를 내어 도적질을 잘하는 식객은 궁중의 재물창고에 들어가 호백구를 훔쳐냈다. 총희의 간청으로 풀려난 맹상군은 즉시 진나라를 떠났다. 함곡관이 이르자 시간이 일러 관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때 말단 식객 중에 닭 우는 소리를 잘 흉내내던 이가 있었다. 그가 닭 울음소리를 내자 닭들이 일제히 따라 울었다. 맹상군은 무사히 진을 탈출할 수 있었다. (사기 맹상군열전 중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브리핑실에서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 부본부장이 `더문캠` 명칭과 로고 및 홍보 동영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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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가 더문캠에 갖혀 있다. 지난 일이지만 더문캠은 한 번은 짚고 넘어가자. 우선 입에 담기 불편하다. 의미를 모르겠다. 스스로를 위대하게 생각해서 더 문(The 文)일까. 핑크 플로이드 음악을 즐겨듣던 필자는 음반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만 떠오른다. 더 문(The Moon)처럼 음침하다. 매머드라고 자랑을 하고 전문가를 다 모셔가서 전문가 기근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뽐낸다. 허황된 희망을 워딩으로 배출했다. 코미디다. 자기네 입맛 맞는 집단들이 모였다. 끼리끼리다. 문 전 대표를 위해 쓸개와 창자를 꺼내줄 인재들이 모였는지 우선 의심스럽다. 나아가 죄를 대신 뒤집어 쓸만한 의인들도 있는지 의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쫓겨날 수밖에 없었을까. 정호성 비서관이 최순실에게 국정문서를 건넨 건 최씨의 지시를 받은 자기 탓이라 했다면, 최씨가 국정 농단은 본인이 정 비서관, 안종범 수석들과 꾸민 일이라고 덮어 썼다면, 여기까지 왔을까. 박 전 대통령이 망한 건 사람 관리를 못해서다. 문 전 대표는 어떠할까. 날고 기는 싱크탱크들이 모두 그에게 모였다고 선전한다. 협잡꾼, 모리배들도 득실하겠다. 국가의 인재들이 모두 모였는데 아들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한다. 정말 그럴 듯한 사람들이 모였다면 이쯤이면 그럴 듯한 해명이 나와야하지 않을까. 어렴풋하게나마 사드 해법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문 전 대표는 '문재인'에 갇혀 있다. 신념과 열정을 오롯이 보여주면 그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세론의 주자로서 무책임하다. 스스로 대망(大亡)론에 빠졌는지 묻고 싶다. 1등의 전략과 2등의 전략은 다르다. 2등은 1등과의 차별화를 통해 점유율을 높인다. 1등은 시장 자체를 확대하려 노력한다. 마케팅 이론에서 허다하게 하는 이야기다. 안희정 지사가 중도로의 확장 가능성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친노·친문에 갇혀 있는 문 전 대표에 대비해 자신이 중도와 보수의 일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주자라며 치켜세운다. 문 전 대표 곁에 누가 있는가. 다 문 전 대표의 사람들이다. 文을 통해 득을 보려는 사람들뿐이다. 적어도 공동선대본부장 자리 정도에는 호남을 대표할만한 사람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안철수 전 대표를 깨고 호남을 찾아올 수 있다. 중도로의 확장을 꾀할 만한 명망가들도 있어야 한다. 그가 무턱대고 영입한 인사들이 연일 잡음을 냈다. 문 전 대표의 확장성에 도움을 줄만한 이들은 전무하다. 박근혜 정부 경제는 망했다. 국민들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지난 총선의 선전은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가 문 전 대표 측에 합류했다. 묻고 싶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건가요?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서울 동작구 사당1동 사당노인종합복지관 인근 골목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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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세력은 이쯤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세력은 이쯤돼도 모자라고 생각한다. 보수세력은 정말 선거를 잘한다. 필자는 동작구을에 살 때 나경원 의원을 길가다 봤다.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불꺼진 사당동 골목길을 홀로 누볐다. 불빛이 약간이라도 있는 가게마다 문을 두들기고 들어가 인사를 나누고 나오는 모습을 봤다. 

서울 동작구 지하철 남성역 앞에서 7·30재보궐선거 서울동작을 야권 단일후보인 정의당 노회찬 후보(오른쪽)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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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선거를 함께 뛰던 노회찬 의원은 지하철역 입구에서 봤다. 노 의원은 다가오지 않았고 유세 진행자가 노회찬 후보님이 인사한다고 알렸다. 필자에게도 인사를 하라는 지시였나 보다. 함께 선거했던 민주당 후보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본 것이라고는 아들뿐이다. 잘 컸다는 생각만 했다. 이정현 의원이 순천·곡성에서 유세를 할 때 필자는 한 가지만 봤다. 새벽부터 자전거를 타고 혼자 목욕탕부터 누비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꼿꼿한 진보계열의 정치인들은 연단에서 내려오는 법이 없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라는 영화가 있다. 진보계열 간판을 걸고 보수 텃밭에서 싸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다. 청중이 노래 시키면 구슬프게 한 자락 뽑는 그의 모습이 선하다. 댓글 부대를 뺀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얼마나 문 전 대표를 만나 봤는가.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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