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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살리는한마디"괜찮니?"] 자살에 관한 4가지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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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12 09:00:00 수정 : 2017-04-28 17: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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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우리나라 전체 사망원인 5위에 해당합니다. 이런 자살을 예방하는 것은 단순히 정신 보건 영역의 과제만이 아닌, 전 국민이 참여해야 하는 매우 시급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처럼 자살이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인데도 아직 우리 사회에는 자살 관련 많은 편견과 오해가 남아 있고, 이것이 자살을 줄이는데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살과 관련된 4가지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자살은 예방 가능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많은 이들은 ‘한 번 죽으려고 마음먹은 사람은 반드시 죽고 만다’거나 ‘자살은 예방이 매우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쉽게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많은 이들에게 우울증이건, 신체질환이건, 지독한 스트레스이건 간에 자살 위험요인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위험요인을 찾아내고 반대로 삶의 의지를 회복한다면, 자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도 다양한 예방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적용됨으로써 높은 자살률을 낮춘 사례가 부지기수입니다. 암을 예방해야 하는 것처럼 자살도 예방 가능한 문제 중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자살예방은 전문가들의 문제일 뿐’이라는 오해입니다.

물론 자살 예방을 위해 전문가들의 노력은 중요합니다. 자살 예방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정책도 제언하며, 정부도 나서서 예방정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자살은 매일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어 우리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자살 예방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마음 상태는 물론이고 주변도 관찰해 자살 고위험군을 찾아내고, 적절히 그들을 도우려고 노력하는 일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안타깝게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줄일 수 있습니다.

셋째, ‘자살은 정신병’이라는 오해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연구학자들이 자살의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 결과 '자살은 단순히 우울증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혹시 따로 구별해야 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살은 하나의 현상이자 증상이지, 독립된 정신병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신의학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실제 심리 부검을 통한 사후 분석에서도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자살을 하나의 정신병으로 취급하는 것은 커다란 오해와 편견입니다.

넷째 ‘자살은 정당화 또는 미화되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자살이 정당한 행동으로 간주되거나 심지어 미화되는 사회에서 자살은 항상 증가하고 만연되어 왔습니다. 우리나라도 전통적으로 이웃을 이해하고, 이웃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장려되는 사회였기 때문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들을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오죽하면 자살을 했겠는가’ 또는 ‘주변에서 너무 괴롭혀서 죽게 했다’는 등 자살을 정당한 행동으로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미화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살은 결코 정당화되거나 미화되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자살은 자신을 해칠 뿐만 아니라 가족은 물론이고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너무도 큽니다. 종교의 가르침이 아니더라도 ‘자살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1명의 자살이 주변의 가까운 6명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준다는 사실 또한 기억되어야 합니다. ‘자살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시급합니다.

전문가들은 높은 국내 자살률의 원인에 대해 각양각색의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원인은 사회에 따라, 시대에 따라 변화해 왔고 개인에 따라서는 그 원인이 너무도 다양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을 지니고 있는 자살을 예방해 모든 이들이 살고 싶은 사회, 국가가 되기 위해 우선 자살에 대한 진실이 널리 알려지고 오해와 편견이 극복되길 소망합니다.

오강섭 한국자살예방협회 협회장(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본 칼럼은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 세계일보가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해 진행하는 연재형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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