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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페소화, 10년만에 최저수준…1달러=50.39페소

입력 : 2017-03-03 16:46:31 수정 : 2017-03-03 17: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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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올 들어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필리핀 페소화는 ‘두테르테 리스크’ 탓에 이러한 잔치(party)에서 소외돼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3일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리핀의 페소화는 이날 ‘1달러=50.39페소’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06년 9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 통화 대부분이 올 들어 달러 대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페소화는 지난해에도 달러 대비 5% 이상 하락했다.

페소화 약세는 현지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필리핀에 투자한 해외 펀드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올 들어 1억2210만 달러(약 1404억원)에 달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올 들어 팔아치운 필리핀 주식이 새로 사들인 규모보다 1억 달러(약 1150억원) 이상 더 많았다는 뜻이다.

‘정정 불안’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러한 주식 시장 이탈을 부른 것으로 분석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필리핀 대통령이 남부의 다바오 시장 시절 ▲법원 판결을 건너 뛴 채 불법 살인(unlawful killing)을 일삼고 ▲4000만 달러(약 460억원)를 부정 축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필리핀 조야가 떠들썩하기 때문이다.

올해 필리핀의 경상수지 악화가 예상되는 점도 페소화 가치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8억 달러(약 9200억원)로 일년 전 25억 달러(약 2조8750억원)의 30% 수준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관측된다. 두테르테의 대규모 부양책이 수입규모를 키워 페소화 절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뜻이다.

두테르테는 지난해 대선 유세 기간 중 아키노 정부시절 국내총생산(GDP)대비 5%인 정부 투자 규모를 7%로 높이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필리핀 정부는 이러한 인프라 수입 증가로 올해 수입이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업 불모지인 필리핀의 투자가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정 불안이 앞으로 더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필리핀 의회는 오는 6일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부 도시 다바오의 시장 시절 법원의 판결을 생략한 채 범법 용의자들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한 전직 경찰이 이러한 의혹을 제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아일랜즈 은행은 페소화가 올해 말까지 52.50페소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은행의 알란 카예타노 외환담당 부문 대표는 “(현지) 정치 상황은 페소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시장의 기류는 (페소화에)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에르네스토 아벨라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러한 페소화 가치 하락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라며 정정불안 분석을 일축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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