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3월6~12일) 스포츠 역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3월초면 동계스포츠는 끝물이고 농구와 배구 등 실내 스포츠가 막판 경쟁을 펼친다.
해외에서도 아이스하키와 농구가 챔피언을 뽑기 위해 막바지 레이스를, 유럽축구는 승부싸움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시기이다.
이러한 3월 둘째주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가 최연소 천하장사 강호동(1970년 6월 11일생)이다.
강호동은 만 19세 9개월하고도 하루 지난 1990년 3월 12일 유영대(한라급)를 3대0으로 싱겁게 누르고 천하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포동포동한 강호동이 모래를 흩뿌리며 포효하는 모습<사진>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 내리고 있다.
1989년 민속씨름에 데뷔한 강호동은 천하장사 3연패 등 5차례나 천하장사를 차지한 뒤 1992년 돌연 "나도 공부를 해야겠다"며 은퇴를 선언, 팬들을 충격속으로 몰아 넣었다.
1990년 9월 천하장사를 10번이나 차지했던 이만기가 모래판을 떠난 뒤 최고스타로 각광받았던 강호동이 은퇴한 뒤 민속씨름은 서서히 내리막 길을 걷게 됐다.
◇1990년 사실상 결승전은 이만기와의 준결승전
1990년 3월 제18회 천하장사 대회는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대회전 많은 이들은 이만기의 우승을 점쳤다.
만 21세 때 천하장사가 된 이만기는 17회에 이르는 천하장사 대회 중 10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나머지 7회는 이준희(3회), 이봉걸(2회), 장지영(1회), 김칠규(1회)가 나눠 가졌다.
이만기는 경남대 2년생이던 1983년 제1회 천하장사 때 한라급(85~95kg)체격으로 우승한 뒤 화려한 기술씨름과 뛰어난 허리근력으로 모래판을 휩쓸었다.
전성기 이만기의 체중은 105kg으로 백두장사(당시 95kg 이상)치고는 왜소했다.
하지만 그런 이만기도 강호동을 경계했다.
1년전인 1989년 7월 백두장사 결승전에서 강호동에게 패한 바 있다.
강호동(1990년 당시 120kg)은 1990년 3월 10일 백두급 결승에서 이만기를 3-1로 제압, 파란을 예고했다.
12일 천하장사대회 때 강호동은 이만기와 준결승전에 격돌했다.
떠 오르는 태양과 천하를 호령하던 이만기와의 경기는 사실상 결승전.
첫 판에서 강호동이 샅바를 놓쳤지만 역시 샅바를 놓친 이만기를 밀어붙여 승리했다.
다음판에서도 샅바를 놓고 신경전을 펼친 끝에 강호동이 밀어치기로 승리를 따내며 그 유명한 '이만기를 향해 모래를 뿌리는' 명 장면을 연출했다.
이 장면은 이만기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로 널리 알려졌다 .
마음이 상한 이만기는 강호동의 악수마저 뿌리치고 모래판에서 내려왔다.
강호동은 결승전에서 한라급(85~95kg)의 유영대를 싱겁게 3-0으로 누르고 꽃가마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이만기가 세웠던 역대 최연소 천하장사(21세)를 강호동이 깨뜨린 것이다.
이후 2년뒤인 1993년 제28회 천하장사대회 때 만 17세 6개월의 백승일이 천하장사에 올라 강호동의 최연소 기록은 끝이 났지만 강호동이 이만기를 제쳤던 당시의 흥분과 놀라움에 비할 바가 못 됐다.
◇ 1992년 5월 은퇴 1년 후 '행님아'로 방송계를 강타
강호동은 공부를 위해 모래판을 떠났으나 그의 소질을 눈여겨 본 이경규 등의 추천에 따라 1993년 6월 '코미디 동서남북'을 통해 방송계에 진출했다.
이듬해(1994년) '오늘의 좋은 날'의 소나기 코너에서 "행님아"를 외치며 코미디계 스타로 급부상, 지금까지 최고 자리를 이어오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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