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8일 오후 특별검사팀이 공식 활동을 종료하며 이 부회장과 최지성 미전실 실장(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명을 기소한 직후 미리 준비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대신 앞으로 각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회 중심의 독립 경영체제를 표방한다. 3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축으로 유관 계열사들이 함께 주요 사안을 조정하는 방식의 자율경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전실 주도로 매주 수요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리던 수요 사장단 회의와 연말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간부 승격자 교육, 신입사원 연수 등의 행사도 모두 없어진다. 미전실이 최종 조율했던 상·하반기 공채 역시 하반기부터 계열사별 경영사정과 인력상황에 맞게 진행된다.
삼성SDI는 이날 제47기 정기주총소집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매년 12월 초 실시되던 삼성 사장단 인사가 몇개월째 연기된 가운데 나온 첫 사장 인사로, 계열사 자율경영의 신호탄인 셈이다. 조남성 전 사장은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특검이 기소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도 사임함에 따라 조만간 후임 사장 인사를 비롯해 계열사별 사장 인사가 연쇄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쇄신안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약속한 바 있는 1조원 규모 차명재산의 사회환원 방안은 담겨 있지 않았다. 이는 이 회장이 병상에 누워 있는 데다 이 부회장 선처를 위해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오해를 살 것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따른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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