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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3년 후 1억5000만명 '소셜 펌프'…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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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21 10:20:00 수정 : 2017-02-27 14: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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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윗 날려 메시지 직거래… 브랜드 강화 전략 ‘트위터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9년 3월 트위터 서비스에 가입한 이후 하루 평균 12개의 트윗(tweet)을 날렸다. 대통령 취임 이후 파격적인 그의 행보와 더불어 필터 없는 그의 트윗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140자 제한이 걸린 메시지로 그는 3만4517번(2017년 2월20일 기준) 세계에 말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그의 생각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분석하는 사이트인 ‘트럼프 트위터 아카이브’(Trump Twitter Archive)에 따르면 그는 루저(패배자·234건), 덤·더미(멍청한·222건), 테러블(끔찍한·204건) 등 부정적인 어휘를 반복적으로 사용해왔다. 또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CNN 등 주어를 바꿔가며 더워스트(the worst·최악의)란 문구도 42번 썼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트윗은 총 64번으로 ‘끔찍한 대통령’, ‘인종차별주의자’, ‘생각없는’, ‘재앙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미 주류 언론과 언론인에 대한 공격 트윗만 298번에 달했다.

지난달 18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트럼프 당선자는 “나는 트위터를 좋아하지 않지만 (현재로서는) 부정직한 미디어에 맞설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반격’의 수단으로 트위터를 사용한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가 전략적으로 유용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퓰리처상 수상자이자 트럼프 전기 작가인 데이비드 존스턴은 “미국 등 전 세계 미디어가 트럼프의 도발적인 트위터 발언을 중계하듯 보도하는 동안 정작 트럼프가 무슨 행동을 하고, 어떤 심각한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는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관심 돌리기’ 전략에 번번이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막말도 전략의 일부…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 3년 후엔 1억5000만이 팔로어’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팔로어는 2500만여명에 육박한다. 취임 직후인 지난달 20일 2091만6755명이었던 팔로어는 한달 사이 약 400만명이 증가하는 등 날이 갈수록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위터 관련 통계·분석 사이트인 ‘트위터 카운터’(twittercounter)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체 트위터 사용자 팔로어 순위에서 세계 47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취임 이후 팔로어 증가 추세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후에 트럼프의 트위터 팔로어는 35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며, 1년 후에는 7500만명, 3년 후에는 1억500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트위터 카운터는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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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디지털 뉴스 매체 ‘쿼츠’(Quartz)는 지난달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꾸준한 트위터 활동을 두고 그를 ‘소셜 펌프’(social pump)라고 명명했다. 소셜 펌프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단순히 팔로어 수가 많다는 이유로 소셜 펌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팔로어 수보다 얼마나 자주 트윗을 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쿼츠는 설명했다. 트위터는 리트윗(retweet·받은 글을 공유) 기능을 통해 메시지가 기하급수적으로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쿼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잇단 구설에도 불구하고 트윗을 남발하는 것도 소셜 펌프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고 결론을 냈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SNS상에서도 ‘위엄있는’(dignified) 모습을 유지하려 하지만 트럼프는 무절제하고 거칠고, 때때로 허영심이 가득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지나친’(outrageous) 트윗들은 그의 ‘소셜 펌프 브랜드’를 강화하고 그의 팬들을 만족시켜 더 많은 리트윗을 양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러 가는 차량에 나란히 앉아 웃고 있다.
트럼프 트위터 캡쳐
◆트위터에서도 일방소통, 팔로잉 계정은 43개뿐


트럼프는 다른 사람의 계정을 팔로잉하지 않는다. 트럼프가 팔로잉하는 계정은 겨우 43개. 트위터를 오직 발설의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이다. 자기 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하지 않는 그의 ‘독선’이 드러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나는 상식을 지녔고, 기업 경영 능력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며 “조언가(전문가)들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고 말한 바 있다.

더구나 트럼프가 팔로잉하는 계정 43개 가운데 대다수는 자신과 관련된 사업체나 가족, 대선 캠프 측근들이다. 트럼프 그룹, 트럼프 골프, 트럼프 호텔 등 사업체 계정은 8개. 멜라니아, 이방카, 에릭 트럼프 등 가족이 7개.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 측근 7개. 그외는 TV진행자 등 방송 관련 업계 종사자나 골프 선수도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미국 주요 언론사 중에는 유일하게 FOX뉴스만이 포함돼 있다. 주요 언론인도 빌 오라일리 FOX뉴스 진행자가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전부터 CNN방송, 뉴욕타임스 등 주요 미국 언론들과 수차례 ‘전쟁’을 펼쳐온 반면 보수매체인 FOX뉴스와는 ‘밀월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5일 1억1130만명이 시청한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에 앞서 나갈 특별인터뷰 역시 폭스뉴스와 단독으로 진행됐다. 취임 이후 첫 단독 인터뷰였으며 진행은 트럼프의 트위터 친구 빌 오라일리가 맡았다. 지난달 20일에는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가 미 폭스뉴스에 합류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트럼프는 미래 정치의 선두주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017년 정치와 소셜 네트워크에 대한 전망’이라는 보도를 통해 “트럼프가 기성 뉴스 매체를 거치지 않고 140자 플랫폼으로 자신과 관련된 속보를 전하는 습관은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주된 흐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비단 트럼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정치 전반에서 ‘디지털 스태프’들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소셜 네트워트 분석회사인 ‘스프레드패스트’(Spreadfast)의 로드 파바턴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유세 과정에서 언제, 어디서든 미국 대중들과 트위터를 통해 소통했다”며 “트럼프 취임 후에는 정부와 여론의 중간자 역할을 했던 기성 언론들이 이로 인해 점점 역할을 잃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릭슨 소비자 연구소의 마이클 비욘 연구팀장은 “인터넷 사용자 4명 중 한 명은 정치인들의 의견보다 소셜네트워크상 친구들의 의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또 3명 중 한 명은 소셜네트워크가 자신의 주된 뉴스 공급처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2017년에 인터넷 사용자들은 더욱 편파적, 분파적으로 행동할 것이며 인터넷상에서의 의견 교류가 오프라인을 앞서 주된 여론 형성의 장이 될 것이라고 WSJ는 주장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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