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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표현 수단·신체 보호용 ‘털’은 인간에게 무슨 의미인가

입력 : 2017-02-03 20:00:05 수정 : 2017-02-03 2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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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를 거듭한 인간에게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것 중 하나가 ‘털’이다. 현대인에게 털은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보다, 심미적 관점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몸에 난 털을 제모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역할을 해온 인류 역사의 숨은 동반자다.

털의 기원은 진화에 기반을 둔다. 지구가 탄생한 지 불과 10억년 지난 약 35억년 전 최초의 생명체는 단순하고 독립적인 단세포 형태였다. 이 생명은 이후 약 20억년을 거쳐 흐물흐물한 젤리 모양의 다세포 유기체로 진화했다. 물에서 생존하고 번식한 다세포 생명체는 육지로 이동하기 위해 보호장치인 외피를 만들었다. 외피가 딱딱해진 세포는 달팽이나 가재와 같은 갑옷 형태의 외골격으로 진화했다. 이후 내피 세포에서 만들어진 지지대가 뼈를 비롯한 척추의 형태로 진화했고, 이는 인간의 몸에도 존재한다. 척추를 가진 생명체의 피부 구조는 극적인 변화를 통해 다중 세포층으로 바뀌었다.

지난 몇 년간 털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제기됐다. 특히 인간이 털을 잃게 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설이 등장했다. 최근 제기된 이론 중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인간이 온도에 민감한 뇌를 보호하기 위해 털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인간은 털을 잃으면서 열을 방출하고 큰 뇌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켰다. 이는 인간의 사회성으로도 이어진다.

사고 능력을 가진 인간은 얼마 남지 않은 털을 자신의 표현 수단으로 활용했다. 중세 유럽의 화려한 머리모양이나, 청나라 시대의 변발, 1970년대 히피들의 장발 등의 사례를 보면 인간이 머리카락을 통해 부를 과시하거나 사회적 위치를 나타내는 데 활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저자인 커트 스텐은 30년 동안 털에 대해 연구하며 200편 이상의 논문을 출간한 ‘털 전문가’다. 그는 털에 얽힌 이야기를 생물학적, 진화적, 역사적, 심미적 관점에서 풀어내며 털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권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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