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겨레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최 회장이 2015년 8월10일 교도소로 면회를 온 김영태(62) 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 중이다. 김 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사면을 하기로 하며 경제 살리기 등을 명시적으로 요구했다”면서 “(이런 요구는) 사면으로 출소하면 회장님이 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면회가 이뤄진 시점은 특사 발표 사흘 전이다.
이후 최 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 유일하게 8·15 특사 명단에 포함됐다. 최 회장은 출소 직후 SK하이닉스가 3개 반도체 생산라인에 총 46조원을 신규로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또 SK는 2015년 박 대통령 주도로 미르재단이 설립되자 68억원을, 지난해 출범한 K스포츠재단에는 43억원을 각각 출연했다. 삼성, 현대자동차에 이어 세번째로 큰 액수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특사 결정을 최 회장 측에 미리 알려주며 ‘경제 살리기 등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를 하고 훗날 SK가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등으로 그에 호응했다면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54) SK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7월29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경위도 석연찮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24일 교도소에 수감 중인 최 회장을 대신해 김창근(67) 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독대한 점도 특검팀의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당시 김 의장은 박 대통령에게 최 회장 특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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