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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는 '포스'의 힘?... 영국도 "제다이교는 종교 아냐"

입력 : 2016-12-20 16:06:00 수정 : 2016-12-20 16: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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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the Force)가 제다이교(Jediism)와 함께 하지는 않았다. 인기 영화 시리즈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기사단(Jedi Order)’을 추종하는 제다이교가 영국에서 정식 종교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묘사된 '제다이 사원'.

영국의 자선사업감독위원회(Charity Commission)는 19일(현지시간) ‘제다이 기사단의 사원’의 종교법인 등록 신청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고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자선위원회는 영국 사회복지법인, 문화예술단체, 종교단체 등 비영리 지정기부금 단체의 지정, 등록, 사후관리 등을 맡는 준정부기관이다.

위원회는 제다이교가 종교로서 필요한 영적이면서 비세속적인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위원회는 "‘제다이 기사단의 사원’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온라인에 기반한 커뮤니티"라며 "도덕적 고양이 이 단체의 신념이나 실천의 중심이라는 근거가 별로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이 주장하는 교리는 대부분 다른 종교 혹은 철학에서 차용한 것들"이라며 "종교로서 설득력을 갖거나 차별화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제다이 기사단의 사원'의 상징 문양. 페이스북 캡처

제다이교 측은 위원회 결정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영국에서 제다이교는 가장 인기있는 신흥 종교 중 하나다. 2001년 인구조사에서 39만여명이 종교란에 ‘제다이’라고 적었다. 영국에서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에 이어 네 번째로 신자 수가 많은 종교인 셈이다. 2011년 실시된 인구조사에서 제다이교 신도는 17만6632명으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만만찮은 숫자다.

브렌나 카벨 ‘제다이 사원’ 대변인은 "우리는 그간 우리가 왜 스스로를 종교인이라고 간주하는지를 알리고, 제다이교에서 받은 혜택을 신도 뿐 아니라 다른 비신도에게도 나누기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해왔다"며 "매우 실망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카벨 대변인은 "우리는 조지 루카스 감독이나 영화 자체에 대한 숭배보다는 ‘스타워즈’에서 구현된 (세계적인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의 철학을 따른다"고 말했다. ‘제다이 사원’ 홈페이지에는 제다이교가 세계의 선의와 이해, 긍휼, 평온을 넓히는 데 기여한다고 적혀 있다. 카벨 대변인은 "우리의 ‘포스’는 전지전능한 힘이자 만물의 근원으로, 이는 (다른 종교에서 말하는) 신이나 우주나 마찬가지 신념체계"라고 주장했다.

'제다이 기사단의 사원'은 상징 문양을 목걸이 등으로 형상화해 이베이 등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제다이교 신자는 ‘스타워즈’ 신작이 개봉됐을 때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카벨 대변인은 "세계 전체 제다이교 신자 규모는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면서 "우리의 경우 세계적으로 약 3만명이 사이트 회원 계정으로 활동 중이며 매년 750명 정도가 신규 가입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다이교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정식 종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 국세청은 ‘제다이 사원’을 자선·비영리 단체로만 인정한 상태이며 뉴질랜드 당국도 지난해 "자선 목적을 위한 종교 단체로 인정해달라"는 제다이교 다른 분파의 신청을 거부한 바 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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