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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철거→사형'…이 남자가 무슨 죄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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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16 09:57:25 수정 : 2016-11-16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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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개발을 위한 자택 강제 철거에 앙심을 품고 촌장을 살해해 사형을 선고 받았던 중국의 한 남성에 대한 형 집행이 예정대로 이뤄졌다.

수많은 청원과 호소에도 귀 막은 정부는 권력 앞에 무릎 꿇어야 했던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밟아버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시나닷컴 등 외신들에 따르면 허베이(河北) 성 화베이(華北) 지구 스자좡(石家莊)에 살던 구씨는 2013년 당국의 강제 철거로 집을 잃었다.

당시 구씨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장밋빛 인생을 꿈꾸던 그를 정부가 짓이겨버렸다. 행복한 삶의 터전이던 집은 사라졌고, 구씨와 남은 인생을 설계하던 예비신부는 그를 떠나가 버렸다.

2년 후, 구씨의 복수가 시작됐다.

구씨는 자기 집 철거에 책임이 크다고 여긴 마을 촌장을 못 박을 때 쓰는 ‘네일 건(Nail Gun)’으로 살해했다. 공안에 덜미를 잡힌 그는 살인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많은 이들이 구씨의 선처를 호소했다. 탐욕·부정 권력 희생양의 상징이 된 그를 사람들은 구해주려 했다. 단지 가난하다고 해서 누가 누구를 짓밟는 일은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의는 없었다. 지난달 최고인민법원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그의 사형을 확정하면서 구씨의 형이 집행됐다.

중국 청원사이트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했던 이들은 “구씨에게 많은 이들이 손을 내민 건 그가 부정에 의해 인간 권리를 짓밟혔기 때문”이라며 “구씨의 슬픔에 사람들이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입을 모았다.

인권 보호 및 증진 운동 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홍콩지부 관계자는 “당국은 사형 일주일 전만 해도 집행을 재고(再考)하는가 싶었지만, 여론에 굴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시나닷컴·영국 B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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