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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고성 오가며 말싸움 '난장판' 연석회의

입력 : 2016-11-02 18:38:36 수정 : 2016-11-02 2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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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4일 의총 앞두고 세 대결 “당이 친박(친박근혜)·친이(친이명박), 친박·비박(비박근혜)으로 쪼개진 지 10년이 되었다. 10년 동안 우리 당이 이렇게 망가졌다.”(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2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지도부 총사퇴를 놓고 이정현 대표와 비박계 중진 간에 고성이 오가고 말싸움이 벌이지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 당 지도부의 거취를 논의하는 4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양 계파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자리 박찬 김무성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정병국 의원의 사퇴 요구에 언성을 높이며 항의해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김무성 전 대표(뒷줄 가운데)가 일어나 자리를 뜨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날 회의에선 친박계는 예외없이 당내 단합을 강조한 반면 비박계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는 지도부가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박계 5선인 정병국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이 사태를 수습하는 것은 당 지도부가 사임하고 비상대책회의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대위 구성을 요구했다. 이어 “이 대표가 그동안 어떤 말씀을 하셨고, 과거에 무슨 일을 하셨는지 부분까지 거론하면서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고 도발했다.

이 대표는 격분했다. 그는 곧바로 “제가 무슨 도둑질한 것처럼 뭔가 있는데 말씀을 안 하시는 것 같다. 있는 대로 이야기해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 의원이 “당 대표이시기 때문에 제가 (비판을) 자제하는 거다”고 응수하자, 이 대표는 “자제하지 말아 달라.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말씀해 달라”며 “아니면 그말을 취소하라”고 반격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주위 만류로 중단됐지만, 정 의원은 다시 발언 기회를 얻어 “이 대표는 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 홍보수석을 지냈다”며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당원의 선출권을 묵살할 권한은 당헌·당규에도 나와 있지 않다”고 맞섰다.

양측 갈등은 4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계 인사는 “비박계가 강하게 나온다면 우리도 부딪칠 수밖에 없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전의를 다졌다.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옛말에 자기가 죽은 줄 알아야 영혼의 구제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 (친박계는) 죽은 줄도 모르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는 정치적 타협을 극적으로 도출하지 않는다면 내분이 장기화되며 분당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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