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 데뷔한 DSP미디어 소속 7인조 걸그룹 레인보우가 전속 계약 ‘7년 징크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해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소속사는 서둘러 레인보우 해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레인보우는 여느 그룹과 달리 많은 아쉬움을 간직하고 가요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데뷔 당시 아이돌그룹 명가 DSP미디어에서 제작했기에 같은 소속사 출신 핑크, 카라의 명성을 이을만한 걸그룹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레인보우는 7년간 활동하면서 음악방송 1위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고 이렇다할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불운의 걸그룹으로 남게 돼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크다.
사실, 레인보우 멤버들은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거친 연습생 출신으로, 노래와 춤 등 실력 면에서 뛰어났던 걸그룹에 속했다.
나름 정상급 대열에 오를 수도 있었던 팀이었기에 이들의 해체 소식은 큰 여운을 남긴다.
레인보우는 김재경, 고우리, 김지숙, 노을, 오승아, 정윤혜, 조현영 등 7명이 단 한 번의 교체 없이 원년멤버로 활동했으며 여느 그룹보다 호흡도 잘 맞고 결속력이 강한 팀으로 유명했으나 유독 정상 대열에 오르지 못한 비운을 겪었다.
‘될 듯하면서도 안 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레인보우는 지지하는 팬들도 많았고 인기는 상위권에 속했던 그룹임은 틀림없다.
결국 ‘1위’한 번 해보지 못하고 아쉽게 가요계를 떠나더라도 레인보우가 K-팝계에 남긴 업적은 나름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7년간 싱글과 미니앨범, 유닛 앨범 등을 포함해 총 11장의 앨범을 냈다. 2011년에는 일본에 진출해 4장의 앨범을 발매했으며 오리콘 주간 차트 3위에 랭크되면서 해외 여자아티스트 중 최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듬해 멤버 중 김지숙, 조현영, 오승아 세 명으로 유닛 레인보우 ‘픽시’를 결성해 ‘따로 또 같이’활동했으며 2014년에는 재경, 고우리, 오승아, 조현영으로 4인조 유닛 레인보우 ‘블랙’을 만들어 ‘차차’라는 히트곡을 내기도 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레인보우는 밝고 건강한 이미지에 멤버마다 실력도 뛰어나 꼭 성공할 걸그룹으로 꼽혀왔다”면서 “그러나 활동할 때마다 될듯하면서도 뭔가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그런 모습에 팬들은 마음 아파했다”고 입을 모은다.
야심 차게 지난 2월 발표한 네 번째 미니앨범 ‘프리즘(Prism)’은 레인보우의 마지막 활동 음반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 집중해 각자 연기와 예능, MC 등에 재능을 보이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으나 팀 활동으로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멤버들은 항상 ‘1위 공약’을 내걸었지만 그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런 와중에 해체 결정도 멤버 모두 레인보우로 동시 출발했고 소속사와 7년 전속계약 종료 시점이 같아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도 아쉽다.
팬들은 레인보우가 오래오래 가길 바라면서도 이번 해체로 안타까운 ‘유종의 미’를 거두게 돼 씁쓸함을 더했다.

이어 “레인보우가 어느 곳에서나 밝게 빛나는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언제, 어디서나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며 그녀들의 새로운 활동과 미래에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비록 가요계에서 무지개가 산산조각나 없어지더라도 개별활동을 통해 각자 지닌 색깔 그대로 계속 빛나길 기대한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사진=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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