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김치학 심포지엄’에서는 김치 과학뿐 아니라 산업 영역까지 포함해 진정한 의미의 ‘김치문화’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발표자 가운데 한 명인 민승기 풀무원 식문화연구원 한국김치가 외국 시장에서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품질관리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김치가 발효음식인 이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이 변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효 부산물을 일정한 품질로 관리해야 최상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완차이’나 ‘장차이’ 등 우리나라 김치와 유사한 채소발효식품을 먹는 중국은 다른 외국에서의 김치산업 성공을 점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또한 밥이나 죽, 국수와 함께 김치를 부식으로 먹는다는 점에서 우리와 유사한 식문화를 가졌다.
한국으로 관광 온 중국인들이 국내 한식당이나 호텔 레스토랑에서 김치를 처음 접한 뒤 중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의 김치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 현재 중국 내 한국김치 제조업체는 산둥성, 랴오닝성 등을 중심으로 100여개로 추정되고 그중 산둥성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민 연구원은 “중국인에게 한국 수입식품은 한류의 영향으로 안전하고 위생적인 ‘고급음식’이라는 인상이 강하다”면서도 “운반과정이나 외부 온도차로 유산균과 효모의 발효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생기면서 포장지가 팽창하는 등 김치의 맛을 하락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나치게 발효된 김치의 맛을 선호하지 않는 중국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김치 품질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표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영토가 넓은 만큼 각 지역별로 선호하는 맛이 다르고,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김치 품질을 위해 유통기한을 확보하고, 발효조절 기능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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