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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모나리자’ 청명상하도… 살아있는 파노라마

입력 : 2016-10-04 20:39:55 수정 : 2016-10-04 20: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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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서 23일까지 공개 우리나라의 국보급에 해당하는 중국의 1급 문화재인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가 한국나들이를 한다. 5일부터 11월23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에 출품된다. 중국 랴오닝성박물관 소장품으로 2000년 예술의전당 전시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서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기간과 상관없이 오는 23일까지만 공개된다.

청명상하도는 북송 장택단(張擇端)이 카이펑(開封)을 그린 베이징 고궁박물관 소장품과 명나라 구영(仇英)이 쑤저우(蘇州)를 그린 랴오닝성박물관 소장품이 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중국엔 청명상하도가 있다고 할 만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

북송 휘종시대 궁정화사였던 장택단의 청명상하도는 6m에 이르는 긴 두루마리 그림이다. 북송의 수도 동경(카이펑)의 번영기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800여명의 인물, 말 등 95마리의 가축, 스물이 넘는 수레와 스무척의 배가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다.


랴오닝성박물관 소장의 ‘청명상하도’ 부분. 수많은 인파가 오고가는 한편엔 격투시합을 지켜보고 있는 구경꾼들의 모습이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마치 파노라마 같은 영상작품을 방불케 한다. 왁자지껄한 사람들과 등에 물건을 짊어지고 거친 숨소리를 내뿜는 모습은 당장에라도 화폭을 뛰쳐나올 것만 같다.

유명세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장택단의 청명상하도는 황실의 흥망성쇠와 함께했다. 북송 황실의 소장품이었다가 금나라, 원나라 황실을 거쳤다. 끝내는 황실표구를 담당했던 이가 가짜와 바꿔치기를 하면서 민간 컬렉터 손에 넘어갔다. 결국 명나라부터 청나라 초기까지 400여년 동안 시중에 나돌게 됐다. 1799년에 이르러서야 청나라 황실의 소장품이 된다. 기구한 운명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자금성에서 청명상하도를 가지고 나오면서 오리무중이 됐다.

1950년대 한 은행이 수집한 여러 점의 청명상하도를 랴오닝성박물관에 기증하면서 다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당시 랴오닝성박물관 임시창고에 보관 중이던 여러 그림 중에서 중국 최고의 감정가인 양런카이의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진품으로 밝혀지면서 베이징 고궁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결정적인 증거는 그림 중앙에 있는 무지개다리였다. 진짜는 나무다리였고 위작들은 돌다리로 그려진 것들이다. 북송의 수도엔 나무다리가 있었다는 문헌 기록이 단서가 됐다.

이번에 출품되는 구영의 청명상하도도 이때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판명됐다. 두 그림은 당대 도시번화가의 생활상과 건축양식 등을 엿볼 수 있는 풍속화라 할 수 있다. 찻집과 주점, 여관 등의 모습은 오늘날 여느 도시를 보는 듯하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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