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사피엔스의 살인율은 2%대...포유류 1000여종 중 미어캣이 19.4%로 가장 높아 포유류 중에서 가장 잔혹한 동물은 무엇일까. 스페인 연구진이 전 세계 포유류 1024종의 동종·새끼 살해율을 파악한 결과를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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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어캣 |
이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자기 종족을 죽이는 포유류는 미어캣으로 나타났다. 다른 미어캣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죽은 경우는 전체 사망 원인 중 19.4%였다. 미어켓의 새끼 살해율은 특히 높았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붉은꼬리원숭이(18.2%)와 붉은이마리머(16.7%), 뉴질랜드바다사자(15.3%), 긴꼬리마못(14.5%)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같은 종끼리 죽이는 경우가 많은 포유류 톱10에는 사자(13.3%), 줄무늬몽구스(13%), 그레이울프(12.8%), 차크마개코원숭이(12.3%), 왕관시파카·긴꼬리친칠라(각각 12%)가 포함됐다.
연구 결과 온순해 보이지만 잔혹한 포유류도 많았고, 위험해 보이지만 의외로 자기 종끼리 싸우는 경우가 드문 경우도 있었다. 마냥 귀여운 캘리포니아얼룩다람쥐와 다마가젤의 동종 간 살해율은 각각 11.9%, 11.8%였다.
반면 재규어와 쿠거(퓨마)의 동종 살해율은 11.1%, 11.7%에 그쳤고 호랑이는 0.88%, 둥근귀코끼리 0.29%, 흡혈박쥐 0.1%였다. 호세 마리아 고메즈 스페인 그라나다대학 교수는 "미어캣과 마못, 다람쥐가 높은 동종 살해율을 보이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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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약 7만~20만년 전 등장한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생활 모습. |
전체 포유류의 평균 동종 살해율은 0.3%였다. 그렇다면 인간의 살인율은 어느 정도일까. 사실 연구진은 인간의 진화 초기인 호모사피엔스의 살인율을 전체 사망의 2% 정도로 보고 이러한 살인율이 전체 포유류와 비교해 어느 정도의 잔혹함인지를 비교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현생인류의 동종·영아 살해율은 전체 포유류 평균보다 7배 가까이 높았지만 일부 영장류보다는 낮았다. 침팬지가 새끼나 다른 침팬지를 죽이는 비율은 전체 사망의 4.5%를 차지했다. 동부고릴라의 동종 살해율은 5%로 더 높았다.
반면 퍼시픽보노보(0.7%)나 서부고릴라(0.14%) 등과 같은 영장류는 매우 낮았다. 연구진은 "사회를 이루는 육식동물은 때때로 그룹 내 오래된 멤버를 대체해야 할 때 다른 그룹의 멤버를 죽이거나 새끼를 죽이곤 한다"며 "햄스터와 말과 같은 평화로워 보이는 포유류도 가끔 같은 종을 죽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종은 결코 죽이는 법이 없는 포유류도 있었다. 얼룩말과 톰슨가젤, 얼룩살쾡이 등은 전체 1만∼100만건의 사망 요인 중 같은 종에게 죽임을 당한 경우는 1건도 없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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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꼬리원숭이(1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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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이마리머(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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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마못(1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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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몽구스(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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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울프(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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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크마개코원숭이(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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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관시파카(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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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꼬리친칠라(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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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얼룩다람쥐(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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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가젤(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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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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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거(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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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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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0.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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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고릴라(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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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박쥐(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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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슨가젤(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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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살쾡이(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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