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선 단일화 없을 것” 선언 / 문 “국민은 정권교체 희망”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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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1일 각각 광주와 제주에서 내년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각을 세웠다. 2012년에 이어 2017년에도 이들의 ‘단일화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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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걷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1일 제주 돌문화공원에서 열린 ‘제주걷기, 안철수와 함께’ 행사장에서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
안 전 대표는 이날 제주 돌문화공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내년 대선 때는 양 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 극단 중 한쪽이 다시 정권을 잡게 되면 절반도 안 되는 국민만 데리고 국가를 이끌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4년 전과 달리 안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선 완주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지만, 직접화법으로 단일화 불가론을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전 대표는 ‘양 극단에 더민주도 포함되느냐’는 청중 질문에는 “제가 양극단 ‘당’이라고 하지는 않았다”며 사실상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안 전 대표의 단일화 논의 차단은 문 전 대표보다 지지율이 뒤처지는 상황에서 지지층인 중도층을 묶어놓기 위한 시도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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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주차장에서 전기차를 직접 충전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자동차 산업 현장 시찰차 광주에 있던 문 전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말을 전해 듣고 “정치인들의 생각이야 다를 수 있지만 어쨌든 국민이 바라는 것은 정권 교체”라고 맞받았다. 그는 “국민들의 간절함을 받아들이면서 노력하다 보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다 길이 보일 것”이라며 “(정권교체는) 개인 정치를 뛰어넘는, 이 시대의 우리가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대표가 독자적으로도 대선에 승리할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할 만큼 더민주 내부에서도 3당 구도에서의 단일화 가능성을 반신반의하고 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실제 단일화 성사 여부와 관계 없이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열어놓는 게 지지자 결집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의 반응을 다시 전해 듣고 “지금은 정권교체를 넘어서 체제 교체가 필요하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2012년 대선에선 양측이 단일화 협상을 진행하면서 신경전을 벌이다 안 전 대표가 단일화 없이 후보를 사퇴해 ‘절반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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