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로 첫 사극연출에 도전한 강우석 감독이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일침했다.
강 감독은 8일 오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있었던 일을 없었다고 하거나, 없는 일을 있었다고 하면 이건 분명 역사왜곡이다. 그러나 기록이 얼마 남아있지 않아서 사실에 허구(픽션)을 덧댄 작업을 역사왜곡이라고 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한국 고지도 중 가장 크고 정확한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삶을 조명한 작품.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 극화했으며, 강 감독은 백성이라면 누구나 지도를 지닐 수 있게 하기 위해 지도를 목판으로 만든 김정호의 애민정신을 부각해 남녀노소 누구나 그의 삶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강 감독은 "영화는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부각하기 위해 상상에 의한 허구를 보여주는 장르인데, 이를 역사왜곡이라고 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모든 인생이 다 드라마틱한 건 아니지 않나"라고 실화를 극화한 감독으로서의 생각을 드러냈다.
김정호의 기록에 대한 식민사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흥선대원군이 김정호를 탄압해 결국엔 옥사시켰다는 설인데, 이는 위대한 지도를 만든 위인을 못 알아본 조선 정부의 무능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제가 왜곡한 역사라는 것.
이에 대해 강 감독은 "애초 영화화를 결심한 순간부터 식민사관에 빠져 연출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영화는 만들어봐야 관객의 외면을 받을 게 뻔하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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