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68㎏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8강에서 패한 뒤 상대 선수의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축하해주는 모습에 팬들은 '매너만큼은 금메달'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대훈은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어릴 때부터 상대 선수를 존중하는 선수가 되자고 생각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제대로 보여주게 됐다"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8강전에서 세계랭킹 40위인 요르단의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8-11로 충격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대훈은 환하게 웃으며 아부가우시의 손을 번쩍 들어줬다. 경기에 패한 뒤 눈물짓던 선수들만 봤던 팬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대훈의 축하를 받은 아부가우시는 결승까지 올라 마침내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부가우시가 결승에 진출한 덕에 이대훈은 동메달결정전 출전 기회를 얻어 마침내 귀한 동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이대훈은 "어릴 때부터 많은 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승패는 지나고 나면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상대를 존중해주는 선수가 되자고 마음먹었다. 공교롭게도 그게 이번 올림픽에서 제대로 보인 것 같다. 올림픽 무대라서 사람들이 더 크게 알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아쉬움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대훈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이번에는 동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8강에서 패했지만 좋은 기회가 다시 찾아와서 동메달을 따게 돼 기쁘다"며 "태권도가 팬들의 많은 응원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쿨러닝'을 보면 '금메달이 없다고 해서 부족함을 느끼면 금메달을 따고도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는 대사에 큰 감동했다"며 "은퇴할 때까지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기회가 또 주어지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차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연합>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