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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역사’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가 8일 리우데자네이루의 센트루 파빌리온2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역도 53㎏급 결선에서 힘차게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사실 윤진희는 한국 여자 역도의 경량급 간판으로 이름을 날리던 선수다. 그는 베이징 대회 은메달에 이어 2009 고양 세계선수권대회서도 인상 부문 은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역도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어깨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윤진희는 힘든 운동에 회의를 느껴 2010년 원주 대성고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는 등 선수생활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만 26살의 나이에 돌연 선수 은퇴를 선언해 주변 관계자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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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역도 대표팀의 윤진희(왼쪽)가 8일 리우 올림픽 여자 역도 53㎏급에서 동메달을 딴 뒤 남편 원정식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서른이면 역도 선수로서 이미 전성기를 넘긴 나이. 베이징 대회 은메달리스트에서 노장의 반열에 접어든 윤진희는 리우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바벨을 잡았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입은 부상이 다 낫질 않아 어깨가 시큰거렸지만 윤진희는 진통제를 맞은 채 이를 악물고 버텼다.
윤진희는 8일 브라질 리우의 센트루 파빌리온2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 체급 결선에서 인상 88㎏, 용상 111㎏, 합계 199㎏를 기록했다. 윤진희는 앞선 인상 경기서 101㎏으로 올림픽 기록을 세운 리야쥔(중국)에 밀려 4위가 유력한 상황. 리야쥔이 용상에서 모든 시기를 실패, 뜻밖의 동메달을 따내자 남편의 품에 달려가 그제야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날 동메달로 윤진희는 한국 역도에 8년 만의 메달을 안겼다. 원정식은 “리야쥔이 실격을 당해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5초 동안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진희는 “남편 덕에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얻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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