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5분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있는 장애인 시설 ‘쓰구이야마유리엔’에 우에마쓰 사토시(植松聖·26)가 흉기를 들고 침입해 10여분 동안 입소자 등을 마구 찔렀다. 이 사건으로 19명이 숨졌고 26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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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찰과 구조대원들이 26일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 있는 장애인시설 밖에서 19명이 피살된 흉기 살인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가미하라=AP연합뉴스 |
우에마쓰는 오전 3시쯤 인근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다. 그가 타고 온 차량의 뒷좌석에는 피가 묻은 담요가 있었으며, 소지품 가방에는 피가 묻은 칼 등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살인 혐의 등으로 체포하고, 범행 동기와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 남성은 “장애인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이번 사건을 저지른 직후 경찰에 자수하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세계가 평화롭기를, 뷰디풀 재팬”이라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은 우에마쓰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평소에도 장애인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지난 2월14일 중의원 의장에게 편지를 전하려다 경찰에 제지된 바 있다. 당시 그가 전하려던 편지에는 ‘일본을 위해 장애인 470명을 죽이겠다’, ‘장애인 안락사가 가능한 세계를 바란다’ 등이 자필로 적혀 있었다. 그는 2월18일에는 근무 중 다른 직원에게 “중도 장애인은 안락사시키는 게 좋다”고 말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로 인해 경찰과 시설로부터 ‘타인을 다치게 할 우려가 있다’는 통보를 받은 사가미하라시는 우에마쓰를 정신과 병원에 입원시켰다. 우에마쓰는 입원 당시 소변검사에서 대마 양성반응이 나왔으며, 재조사에서도 ‘대마정신병’과 ‘망상성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이후 입원해 약물치료를 받은 뒤 ‘타인을 다치게 할 우려가 없어졌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3월2일 퇴원했다.
NHK는 이번 사건이 일본의 연호가 ‘헤이세이(平成)’로 바뀐 1989년 이래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살인사건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살인사건은 1995년 발생한 옴진리교의 지하철 사린가스 살포사건으로 당시 승객 13명이 숨졌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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