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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의 우주여행] 푸른 하늘 은하수 정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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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14 21:21:52 수정 : 2017-02-03 15: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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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가사일 뿐 과학적으로는 불가능
국민 90% 도시 거주… 별 보기 어려워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이렇게 시작하는 ‘반달’ 동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이 들어 이 동요를 들으면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가 밤하늘의 별과 달을 보는 것 같은 감상에 젖을 때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 동요의 가사에 등장하는 장면을 본 사람은 없다. 가사가 과학적으로는 불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얀 쪽배는 낮에 보이는 반달을 가리킨다. 달이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햇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해는 노란 별이기 때문에 밤에 보이는 달빛도 노란색이다. 하지만 낮에는 파란 하늘 너머에 노란 달이 있기에 두 빛이 섞여 하얗게 보인다. “낮에 나온 반달은 하얀 반달은…”이렇게 시작되는 동요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푸른 하늘 역시 낮에 보이는 하늘이다. 낮에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반달이 떠 있는 장면에 은하수가 등장할 수는 없다. 작가는 푸른 하늘 너머에 은하수가 있을 것으로 상상하고 가사를 썼을 것이다. 해와 달, 그리고 행성은 밤하늘에서 특별히 움직이는 길이 있다. 바로 황도라는 길이다. 달이나 행성은 황도에서 조금씩은 벗어날 수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황도와 은하수는 전혀 다른 방향이기에 은하수 위에 하얀 반달이 올 때는 극히 드물다.

물론 노래는 노래로 들으면 된다. 하지만 은하수에 대해서는 조금 명확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은하수를 보기 위해서는 정말 맑고 깨끗한 하늘이 필요하다. 얼마 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빛 공해가 심한 나라라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보도됐다. 우리 국민의 90%가 별을 완벽하게 볼 수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이미 2010년에 90%를 넘어섰다. 즉 국민의 90%가 도시 지역에 살고 있다는 말이다. 도시에서는 가로등과 건물 불빛 등으로 완전하게 까만 밤하늘을 볼 수 없다. 결국 90% 넘는 국민이 도시에 산다는 것과 별을 완벽하게 볼 수 없는 곳에 산다는 것은 같은 말이다.

별을 완벽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은하수를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지역이다. 도시에서 벗어나 가로등이나 건물 불빛이 없는 곳에 가면 달이 없는 밤 은하수를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어두운 밤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불빛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이다.

은하수는 우리은하에 속한 수천억개의 별이 길게 띠를 이뤄 구름처럼 보이는 것이다. 우리은하를 위에서 보면 지름이 약 10만광년인 커다란 바람개비 모양이다. 옆에서 보면 중심이 볼록 튀어나온 비행접시 모양처럼 보인다. 태양계는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약 3만광년 떨어진 외곽에 위치한다. 은하수가 여름철에 잘 보이는 이유는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면서 태양의 반대편에 우리은하의 중심이 오는 때가 여름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하의 중심을 포함해 별이 길게 띠로 보이는 것이 여름철 은하수이다. 물론 겨울에도 은하수가 보이긴 한다. 우리은하의 외곽에 있는 별이 띠를 이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 은하수는 여름 은하수에 비해 무척 희미해서 전문가가 아니면 거의 알아보기 힘들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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