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 3층 ‘신의 목소리’ 녹화 현장. 직장인 이모(33·여)씨가 마이크를 쥔 오른손을 추켜든 채 혼신의 힘을 다해 고음을 발산하자 방청석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신의 목소리’라 불리는 프로 가수들에게 도전장을 던지기 위해 나온 이씨의 가창력은 그들 못지않았다. 이씨는 저음과 고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남자 가수가 부른 록 발라드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
가수들도 이씨의 실력에 혀를 내둘렀다. 가수 윤도현은 “대형 가수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 같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호는 한동안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선곡 자체가 너무 놀라웠다”면서 “호흡이 어쩜 그렇게 기냐”고 물었다.
이날 이씨는 5명의 가왕 모두에게 선택받아 1라운드를 무난히 통과했다. ‘새로운 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한 보컬 전쟁’을 표방하는 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는 아마추어 실력자가 1라운드를 통과해야 2라운드에서 프로 가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칠 수 있다. 1라운드에서 발라드를 열창한 대학생 임모(22·여)씨도 가수 전원의 선택을 받았다. 맑은 음색이 돋보인 임씨는 여자 가수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박정현과 거미가 “진짜 잘했다”고 입을 모으는가 하면 케이윌은 “후반부로 갈수록 안정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방청객들은 1라운드 출연자들이 일반인인지 가수인지 도무지 분간이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생 오진명(23·여)씨는 “일반 사람들이 여느 가수들처럼 무대에 서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며 “프로 가수를 충분히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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