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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스토리] 사람들이 흉가를 찾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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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02 20:00:00 수정 : 2016-07-02 02: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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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는 강렬한 감정… 특유의 짜릿함이 쾌감 줘 ‘거주자마다 흉한 일을 당하는 불길한 집.’

‘흉가’(凶家)의 사전적 정의다. 으스스한 소문이 깃든 흉가는 떠올리기만 해도 목덜미가 서늘해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귀신 등 영적인 영역은 오랜 관심사였다. 외국에서도 귀신이 출몰한다는 ‘고스트 스폿’(ghost spot)이나 ‘헌티드 하우스’(haunted house)’가 인기다.

CNN TRAVEL은 2012년 ‘세계에서 가장 소름돋는 장소 7곳’ 중 한 곳으로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정신병원(폐쇄)을 소개했다.
출처=CNN TRAVEL
미국 CNN TRAVEL은 2012년 11월, 1986년 원전 폭발로 유령도시가 된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 놀이공원과 아프리카 서부 기니만에 있는 토고의 동물부적 시장 등 ‘세상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 7곳을 선정했다. 이 중에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 정신병원(폐쇄)도 포함돼 화제가 됐다. CNN은 이 정신병원의 주소와 함께 충북 제천의 ‘늘봄가든’, 경북 영덕의 ‘영덕 폐가’를 한국 ‘3대 흉가’로 꼽았다.

미국 콜로라도에 있는 스탠리 호텔은 유령이 출몰하는 ‘고스트 스폿’(ghost spot)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와 ‘유령 투어’(ghost tour)까지 만들어졌다.
출처=스탠리 호텔
이들 흉가는 해마다 수많은 공포 동호회와 방송매체가 찾으면서 몸살을 앓는다. 외국에서도 유령이 출몰했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성이나 1988년부터 연평균 100여명이 목숨을 끊어 ‘자살의 숲’으로 불리는 일본의 아호키가하라는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이 공포심을 일으키는 흉가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뭘까.

미국 밴더빌트대 데이비드 잘드 교수는 그 이유를 신체적 반응과 연계해 설명했다. 그는 공포에 대한 뇌 반응을 연구하려고 자신의 집을 ‘흉가’로 꾸민 뒤 집에 찾아온 이들의 반응을 조사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공포를 느낄 때 일종의 흥분과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 잘드 교수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며 “공포심이 생길 때 뇌에서 물리·화학적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CNN TRAVEL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소름 돋는 장소 7곳’ 중 한 곳인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 있는 한 폐놀이공원. 이곳은 1986년 4월26일 발생한 원전사고 이후 폐쇄돼 지금까지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CNN TRAVEL
흉가를 찾는 것도 비슷한 이유로 풀이된다. 다수의 생리학 연구에 따르면 공포심이 들면 불안감과 초조함 등 생리적인 반응이 생기는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교감신경에서 아드레날린이나 도파민 같은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손톱’, ‘몸’ 등 여러 권의 공포장르 소설을 쓴 김종일 작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근사한 공포영화는 쾌감에 가까운 만족감을 준다”며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포 콘텐츠를 즐기면서도 특유의 짜릿함과 오싹함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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