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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관련 인터넷 검색도 차단시켰다.
31일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사이트 바이두에 ‘톈안먼’이 포함된 키워드 검색을 하면 엉뚱하게도 1976년 4월 5일 ‘톈안먼사건’이 뜬다. 이 사건은 1976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사망 후 그의 추모자들이 4월 5일 톈안먼 광장에서 일으킨 시위를 말한다. 이는 1989년 6월 4일 일요일 새벽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시민들이 중국 계엄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사건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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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제는 지금도 지속” 오는 4일로 예정된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27주년을 앞두고 홍콩 시민들이 29일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
중국 당국은 외부세계의 톈안먼 시위 추모 사실을 차단한 채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미국의 중화권 매체 둬웨이 등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톈안먼 어머니회 창설자인 딩즈린(丁子霖·81)이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체제 여성언론인 가오위(高瑜)는 트위터에 딩즈린 자택 전화와 인터넷이 1일부터 끊긴다고 전했다. 둬웨이는 공안이 딩즈린에게 공안, 그의 아들, 긴급 구조센터 등 3개의 전화번호만 입력된 휴대전화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산둥(山東)대학 퇴직 교수인 쑨원광(孫文廣) 등 10여명의 인권활동가들이 톈안먼 시위 기념식을 계획하다 발각돼 가택연금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27주년을 기념하는 술을 만든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거주 식당업주 푸하이루(符海陸)가 국가정권 전복 선동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는 1989년 6월 4일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밍지빠주류쓰(銘記八酒六四)’라는 기념주를 만들어 이 술의 사진을 웨이신(微信·위챗)에 올렸다가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추모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4일 빅토리아공원에서 톈안먼 시위 27주년 추모집회를 거행하기로 했다. 지련회 리촉얀(李卓人) 주석은 “우리는 톈안먼 시위 진상규명과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민주 중국을 촉구한다”면서 “압제는 1989년이 아니라 오늘날 중국, 현재 홍콩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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