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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맨과 운전병' 그리고 톈안먼 사태

입력 : 2016-05-31 20:01:30 수정 : 2016-05-31 21: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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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27주년… 중, 긴장감 고조 / 민주화 시위 시민 수백∼수천명 희생 / 홍콩, 진상 규명 요구하며 추모집회 / 중, 인터넷 차단·반체제 인사 단속 / 해외인권단체 ‘탱크맨 찾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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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27주년(6월4일)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톈안먼 관련 활동을 전면 차단하고 민주인사 단속에 나섰다. 홍콩 등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집회도 개최되는 등 톈안먼 시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관련 인터넷 검색도 차단시켰다.

31일 중국의 대표적 인터넷 사이트 바이두에 ‘톈안먼’이 포함된 키워드 검색을 하면 엉뚱하게도 1976년 4월 5일 ‘톈안먼사건’이 뜬다. 이 사건은 1976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 사망 후 그의 추모자들이 4월 5일 톈안먼 광장에서 일으킨 시위를 말한다. 이는 1989년 6월 4일 일요일 새벽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시민들이 중국 계엄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사건과는 다른 것이다.

“압제는 지금도 지속” 오는 4일로 예정된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27주년을 앞두고 홍콩 시민들이 29일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피의 일요일’ 발포명령권자는 덩샤오핑(鄧小平)이었다. 수백명에서 수천명이 숨졌다는 추정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공식 통계도 없다.

중국 당국은 외부세계의 톈안먼 시위 추모 사실을 차단한 채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미국의 중화권 매체 둬웨이 등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톈안먼 어머니회 창설자인 딩즈린(丁子霖·81)이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했다. 반체제 여성언론인 가오위(高瑜)는 트위터에 딩즈린 자택 전화와 인터넷이 1일부터 끊긴다고 전했다. 둬웨이는 공안이 딩즈린에게 공안, 그의 아들, 긴급 구조센터 등 3개의 전화번호만 입력된 휴대전화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산둥(山東)대학 퇴직 교수인 쑨원광(孫文廣) 등 10여명의 인권활동가들이 톈안먼 시위 기념식을 계획하다 발각돼 가택연금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27주년을 기념하는 술을 만든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거주 식당업주 푸하이루(符海陸)가 국가정권 전복 선동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그는 1989년 6월 4일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밍지빠주류쓰(銘記八酒六四)’라는 기념주를 만들어 이 술의 사진을 웨이신(微信·위챗)에 올렸다가 당국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톈안먼 시위 당시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선 왕웨이린(王維林) 등 ‘탱크맨 찾기’ 캠페인이 시작됐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인 인권단체 궁민리량(公民力量)을 비롯한 10여개 해외인권단체들은 톈안먼 희생자 추모 활동의 일환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탱크맨’은 광장으로 돌진하던 탱크 4대를 맨몸으로 막아 민주화 항쟁의 상징적인 장면이 된 왕웨이린과 그를 깔아뭉개지 않은 탱크 운전병 등 두 명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은 1990년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당신들이 말한 그 청년(왕웨이린)의 체포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가 사살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추모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4일 빅토리아공원에서 톈안먼 시위 27주년 추모집회를 거행하기로 했다. 지련회 리촉얀(李卓人) 주석은 “우리는 톈안먼 시위 진상규명과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민주 중국을 촉구한다”면서 “압제는 1989년이 아니라 오늘날 중국, 현재 홍콩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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