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공원 한가운데에 위치한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헌화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러나 허리를 굽혀 머리를 숙이지는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수차례 밝혔던 것처럼 이번 방문이 ‘사죄’의 의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헌화한 뒤 허리를 굽혀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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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희생자를 기억해주세요 한국인 피폭자와 시민단체 소속 후원자들이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에 앞서 공원 내에 설치된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한 뒤 추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히로시마=AP연합뉴스 |
연설 후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 대표위원을 맡고 있는 쓰보이 스나오(坪井直·91) 등 현장에 초대된 일본인 원폭 피해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피해자들과 악수하거나 포옹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돔이 보이는 장소에 서서 아베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의 설명을 들은 뒤 차를 타고 공원을 빠져나가 원폭 돔을 둘러본 후 떠났다. 오바마는 평화공원에 53분 동안 머물렀다.
앞서 이날 오전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등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10명은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위령비 앞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죄를 요구했으나 그들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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