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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미군 아들, 친북매체 인터뷰서 "북한은 사회주의 천국"

입력 : 2016-05-26 11:32:23 수정 : 2016-05-26 11: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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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통신, 테드·제임스 드레스녹 인터뷰 내보내
월북 미군의 아들인 테드와 제임스 드레스녹 [유튜브 캡처]
"미국에게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미국은 나쁜 짓들을 충분히 저질렀죠. 이제 그들이 환상에서 깨어날 시기가 왔습니다."

북한 주민에게서 나올법한 말들이 평범한 백인 청년으로 보이는 이들의 입에서 나왔다.

1962년 월북한 제임스 드레스녹 시니어 주한미군 이병의 두 아들 테드 드레스녹(37)과 제임스 드레스녹(36)의 이야기다. 각각 홍순철, 홍철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이들은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재미 친북매체인 민족통신이 온라인에 공개한 인터뷰를 소개하며 "월북 미군의 아들들이 북한 체제 선전 스타가 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이들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단 채 완벽한 북한말을 구사했다. 북한군 대위로 재직 중인 동생 제임스는 군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들은 이번 달 노동당대회 폐회 후 평양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북한을 '사회주의 천국'이라고 치켜세우며 선전용 말들을 쏟아냈다.

형 테드는 "김정일 동지의 자애로운 보살핌 아래 학교를 마쳤다"며 "아버지의 월북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동생 제임스는 "김정은 위원장의 후원 덕분에 국경일마다 선물을 받고 있다"며 "사회주의 시스템에 아주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당원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며 한반도가 통일돼 김정은의 위대함이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테드는 "미국이 계속해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크게 부풀리고 있다"며 "우리는 아주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미국 국적 로길남 민족통신 대표는 자신도 한반도 분단을 초래한 미국 제국주의자로 보이느냐고 이들에게 물었고, 제임스는 이에 대해 "아니다, 미국의 최고 지도자들을 말한 것이다"라고 잘라말했다. 
월국 미군의 아들들이 민족통신과 인터뷰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WP는 이 장면에서 아주 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이들이 북한 정부가 정해준 각본대로 말하는지, 아니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고 전했다.

테드와 제임스는 드레스녹이 북한으로 건너가 결혼한 루마니아인 도이나 붐베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순혈주의에 집착하는 북한은 외국인과 북한 주민과의 결혼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북한에 생존한 유일한 월북 미군인 드레스녹은 북한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북한 TV에서 '사악한 미국인' 역을 맡아 자주 등장했다. 그는 현재 75살로, 건강악화로 최근 몇 년 동안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고 WP는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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