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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개념 활용 시 쓰기로 친근한 시간 만들어

입력 : 2016-05-22 19:40:09 수정 : 2016-05-22 19: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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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중 서유정 교사 서울 동작중학교 학생들은 수학 수업시간에 시인이 된다. 지난 18일 방문한 동작중 수학 교과교실 뒤편에는 ‘지수법칙’, ‘음수인 나’ 같은 제목의 시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이 학교 서유정(46·여) 교사는 2년 전부터 중단원이 끝나고 실시하던 기존의 형성평가 대신 수학적 개념을 활용한 시 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동작중학교 학생들은 2년 전부터 수학 수업시간에 형성평가를 보는 대신 지수, 음수, 서로소 등 수학 개념을 활용한 시를 쓰고 있다. 모둠별로 앉아 시를 쓰고 있는 모습.
서유정 교사 제공
처음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며 시 쓰기를 어려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은 하나둘 시를 써 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다들 제법 훌륭한 ‘수학 시’를 쓴다.

서 교사는 “몇해 전 강남의 한 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내가 마치 문제 풀어주는 기계 같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부분의 학생이 선행학습으로 수학을 정복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문제만 풀 줄 아는’ 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다 중요한 건 수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시 쓰기·토론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길러주고 싶었다”고 시 쓰기를 활용한 수학 수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수학이 보다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유리수 생활’이라는 시를 쓴 3학년 4반 고지민(15)양은 “원래 수학이 어렵다고 생각해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시를 쓰면 수학 개념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어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같다”며 웃었다.

3학년 2반 박시환(15)군은 “수학 문제를 푸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듯이 수업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색다른 경험을 통해 수학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 교사는 “글을 쓰는 게 일종의 자기 표현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같다”며 “24년간 수학을 가르쳐온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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