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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서구 운동’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간 잔혹경쟁으로 변질

입력 : 2016-04-03 19:38:31 수정 : 2016-04-03 19: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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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부터 IS까지… 테러조직 변천사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라호르시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했다. 이날 부활절 행사에 참여한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으로, 최소 72명이 숨지고 300명이 다쳤다. 사망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였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파키스탄탈레반(TTP)의 분파인 자마툴아흐랄은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 외에도 최근 지구 전역에서는 잔혹한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연쇄 폭탄테러로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IS는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자살 폭탄테러로 민간인 130명을 살해했다. 테러 대상과 지역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테러의 중심에는 이슬람 교리를 제멋대로 해석한 ‘이슬람 극단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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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테러단체 왜 생겼나

이슬람 극단주의의 뿌리를 살펴보려면 구소련과 미국이 대결한 냉전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한때 아프가니스탄에는 친 미국 성향의 정권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공산정권 수립을 목표로 한 친 소련 세력들이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탈환했다.

이후 분열이 계속되자 아프간 정부는 소련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1979년부터 10년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하게 된 배경이다.

아프간 시민들은 소련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무자헤딘’이라는 의용대를 조직했다. 현재 중동에서 활동하는 테러단체의 모체가 바로 이들이다. 미국은 소련에 맞서는 아프간 의용대와 중동의 무슬림 젊은이들을 지원해 전투를 이끌었다. ‘9·11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도 한때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의용대원이었다.

오랜 전쟁 끝에 아프간에서 소련이 물러갔다. 그러자 남은 무장조직원들도 갈 곳을 잃었다. 빈 라덴은 떠도는 대원들을 모아 무장단체 ‘알카에다’를 만들고, 신생 무장조직인 ‘탈레반’과 손을 잡았다. 이들은 서구사상과 세속적인 삶이 무슬림을 타락시켰다며 초기 이슬람의 도덕성과 순결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러단체들은 이런 ‘이슬람 원리주의’를 외치며 세력을 키워 갔다.

이들은 자신들의 테러를 합리화하기 위해 코란에 기록된 ‘지하드’ 개념을 확대해석했다. ‘신의 뜻을 위한 성스러운 전쟁’이라는 뜻의 지하드는 애초 이슬람을 공격하는 이들에 대응하기 위한 소극적 개념이었지만 알카에다 이후 의미가 공격적으로 변질됐다. ‘초기’로 돌아가자던 이슬람 원리주의는 점차 ‘극단주의’로 치달았다. 이교도와 서구사상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반서구사상과 테러가 ‘신의 뜻’으로 미화됐다.

중동에서 세를 불려가던 알카에다를 전 세계에 알린 사건이 2001년 미국 맨해튼 쌍둥이빌딩 등을 타깃으로 했던 9·11테러다. 알카에다는 덩치가 커지면서 아프간을 넘어 예맨, 시리아, 이라크에 지부가 생겼다. 알카에다 이라크 지부는 현재 무차별 테러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IS의 전신으로 알려져 있다.

9·11테러를 응징하기 위한 미국의 아프간 침공으로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아프간 내에서 중심을 잃고 점조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알카에다는 아프간 인접국가의 지부 활동으로 테러를 이어갔고, 탈레반은 파키스탄으로 숨어들어 세력을 확장했다.

알카에다의 지부였던 IS는 2014년 모체와의 결연관계를 끊고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이들은 이슬람 원리주의에서 한발 더 나아간 ‘초극단주의’를 추종, 같은 무슬림이더라도 IS에 동조하지 않으면 잔혹하게 공격했다. 세력 과시를 위한 민간인 학살도 불사했다. 무장단체가 많아지고 각 분파가 다양해지면서 테러의 목적이 점차 단체 간 경쟁으로 변하고 있는 양상이다.

◆보코하람·알샤바브는 누구?

아프리카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는 보코하람과 알샤바브가 꼽힌다. 나이지리아에 본거지를 둔 보코하람은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건립을 목표로 결성된 뒤 6년째 나이지리아 북부지역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IS에 충성을 맹세하며 ‘IS 서아프리카지부’를 자처하기도 했다. 2014년 여학생 219명을 납치해 악명을 떨쳤다. 그해 각종 테러로 6664명을 살해해 IS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테러단체로 꼽혔다. 보코하람은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이다.

보코하람의 폭력성은 2009년 한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보코하람의 리더 유수프를 재판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처형했다. 자신들의 리더가 맥없이 고꾸라지자 분노한 대원들은 정부에 반하는 활동을 펼치며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에는 바가지역 민가에 잠입해 무차별 테러를 벌였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하루 만에 20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아프리카 케냐와 소말리아를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이슬람 무장단체다. ‘청년’이라는 뜻의 알샤바브는 2014년 성탄절에 모가디슈 국제공항과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AMISOM) 본부에 테러를 자행하고 지난해 3월 모가디슈의 한 호텔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일으킨 단체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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