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6월 일본에서 일본어로 출판된 리 전 총통의 저서 '리덩후이가 일본에 하는 말'이 최근 대만에서 중국어로 번역 출판되면서 이 같은 내용이 다시 대만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고 BBC 방송 중문판이 17일 보도했다.
마웨이궈(馬瑋國)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댜오위다오는 1683년부터 중화민국(대만)의 고유한 영토의 일부분이다"면서 "우리의 영토 주권을 부인하는 것은 주권을 잃고 나라를 욕되게 하는 언행이며, 중화민국 정부와 국민은 이를 결코 수용할 수없다"고 비판했다.
리 전 총통은 '여생:대만 민주주의 길과 함께한 내 인생의 여행'이라는 제목의 번역서에서 "일본, 대만, 중국이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다투고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댜오위다오는 대만에 귀속되지 않았고 이는 의심할바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 야당 민진당이 2000년 정권을 장악한 후 당시 유시쿤(遊錫坤) 행정원장이 댜오위다오를 자신의 고향인 이란(宜蘭)현 터우청(頭城)진에 편입했다면서 이는 멍청한 짓이며 중국과 대만은 인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전 행정원장은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댜오위다오가 대만 영토라는 사실은 리 전 총통이 대만성 정부 주석 당시 먼저 꺼낸 말"이라면서 "댜오위다오가 이란현에 편입된 것은 1973년"이라고 반박했다.
리 전 총통은 최근 수년간 여러 차레에 걸쳐 댜오위다오가 일본 영토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2014년 7월 BBC 중문판과의 인터뷰에서 "댜오위다오는 일본 영토이며, 대만과 일본 간에는 이 섬에 대한 영유권 분쟁이 없고 다만 인근 해역에 대한 어로권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300년전부터 댜오위다오에 대한 주권을 행사해왔다고 주장하지만 국제법과 역사적 근거가 결핍돼 있는 반면 일본은 1873년 댜오우다오를 점령해 국제법의 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리 전 총통은 작년 7월 일본을 방문해 '센카쿠는 일본땅'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대만과 중국 내에서 비난이 빗발쳤다.
대만 내에서는 그의 발언에 대해 "리덩후이를 추방해야 한다"는 등의 격앙된 목소리가 나왔고 중국의 일부 관영언론들도 "리덩후이가 댜오위다오를 팔아먹었다", "그는 이전에도 매국노였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1988∼2000년 총통을 지낸 그는 재임 기간 대만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에서는 대만이 독립된 주권국이라는 입장을 고수해 중국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특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등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는 등 대만 내 대표적인 친일인사로 꼽혀온 인물로, 일본 방문과정에서도 아베 총리와 비공개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방문 며칠후 일본을 '조국'이라고 칭하며 일본측 주장대로 "군 위안부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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