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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연출에 대한 불만? '치어머니' 역시 소중한 시청자 아닐까

입력 : 2016-02-02 21:22:21 수정 : 2016-02-02 21: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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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치즈인더트랩`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최근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일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의 전국시청률은 7.1%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중요한 문제는 '치인트'가 인기에 걸맞는 전개와 방향을 만들고 있냐는 것이다.

익히 알려진 바 '치인트'는 유명한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일각의 의견이 그렇듯 이런 상황 속에선 캐스팅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치인트' 캐스팅에 목소리를 높이는 팬들을 '치어머니(치인트+시어머니)'라 일컬을 정도. 하지만 이들을 그저 '치어머니'라고만 치부할 수 있을까. 그러기엔 심각한 오류가 있어 보인다.

첫째, '치인트'의 주된 시청자들 중 원작을 접한 비율은 상당수일 것이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케이블채널에서  7.1%라는 압도적인 시청률을 이뤄낸 점을 설명하기엔 웹툰 원작의 팬들과 그 팬심으로 비롯된 시청을 배제할 수 없다.

둘째, '치어머니'들은 극 중 캐릭터와 감동 포인트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고뇌가 담긴 충고는 그냥 지나치기에는 합리적이다. 한 예로 치어머니들은 유정의 분량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다. 유정의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을 설명해주는 과거 배경설명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드라마든 캐릭터에 대한 배경설명 없이 감동을 준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박해진이라는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배우가 있었기에 캐릭터의 빈약함 역시 보강될 수 있다는 평이 나오는 역설적인 상황. 그가 아니었다면 유정은 그저 구제불능에 조울증을 가진 이상한 캐릭터로 비쳐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박해진을 거쳤기에 유정의 독특한 성격에 대한 호기심도, 신선한 캐릭터 구성도 지켜질 수 있었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박해진의 극중 분량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은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치인트' 제작진들은 ‘치어머니’란 말을 그저 원작 웹툰의 충성스러운 독자들의 '시어머니같은 참견과 간섭'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드라마 제작진은 시청자들의 불만을 극을 통해 다시 구성하고 참고해야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왜? 드라마 제작진을 비롯한 방송국이 그토록 시청률을 중시하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중시하지 않는 건 모순이기에.

사진=tvN `치즈인더트랩`


이는 시청자들을 떠받들어 모든 것을 적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최소한 '치인트'에 대한 불만을 앞으로의 전개로 반영할 '의지'를 보이고 있냐는 것. 시청자들은 제작진 측에게 단 한명의 시청자를 위해 그 의견까지 수용하는 초월적인 태도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 부분을 넘어 최소한 '시청자들이란 이름' 안의 속하는 그들 역시 제작진의 불통에 대한 강력한 표현을 하는 차원이다.

특히 ‘치인트’ 제작진은 보라와 은택이의 출연을 원작과는 달리 단순한 리액션 장면으로 치부해 그려냈다. 이는 초반부터 현재 9화까지 끊임없이 제기된 불만임에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이 지점은 ‘치인트’ 제작진의 ‘불통’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대목인 셈.

더군다나 '치인트'는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표현해 낸 작품이기에 시청자들의 불만에 훨씬 더 진중하고 유연하게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제작진은 이 작품에 대한 인기의 척도가 호평인지 혹평이지 또는 그 총합인지를 분석해 자신들의 작품이 원작과는 어떻게 이어지고, 어떻게 다르고, 또 어떻게 원작보다 잘 살려냈는지를 파악하며 증명해야 했다. 그랬을 때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라고 평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작 웹툰으로서 '치인트'의 재미와 드라마 '치인트'의 재미는 다를 수 있다. 두 작품의 사이에서 분명 표현도 캐릭터도 일정 부분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웹툰이든 드라마든 독자와 시청자들의 불만에 둔감해 보이는 행보는 결코 바람직할 수 없다. 창작물은 태생적으로 이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하거나 중시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기에 그렇다.

그런데 왜, 오죽하면 '치어머니'란 말까지 나왔을까. 이들이 바라는 게 그저 원작과 드라마의 똑같은 재현을 바라서일까. '해리포터'의 원작을 읽은 사람이 영화 '해리포터'를 통해 바라는 게 그저 소설을 똑같이 재현해주길 희망하는 마음만은 아닐 것이다. 이는 스토리가 달라진 것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원작의 감동이 훼손된 것에 대한 불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그렇다면 ‘치인트’ 제작진은 이 불만 앞에서 그동안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 제작진도 시청자들도 모두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이슈팀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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