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나 첩보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이런 장면들이 금융권에서 펼쳐지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들은 지문, 홍채, 정맥지도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본인 인증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일 스마트폰 뱅킹(원큐뱅크·1Q Bank)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인증만으로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문인증으로 로그인 등을 하는 서비스는 있었으나 계좌이체를 하는 서비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서비스는 지문인식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지문을 스마트폰에 대지 않고도 인증할 수 있는 비접촉 방식(사진촬영)도 도입할 계획이다.
생체인증은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하면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손바닥 정맥지도 인증으로 카드 발급 등을 할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스마트 무인점포)를 전국 17개 지점에 24개 설치했다. 그동안 약 3000명의 정맥지도가 등록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점포에서는 하루에 20여장의 체크카드가 정맥지도 인증 방식으로 발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홍채인증 자동화기기(ATM)를 전국 5개 점포에 설치했다. IBK기업은행은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홍채인증 ATM 2대를 시범 운영 중이고, NH농협은행은 지문인증으로 로그인과 상품 가입 등이 가능한 ‘NH스마트금융센터’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놓았다. BC카드는 비밀번호 입력 대신 목소리를 인증해 결제를 하는 앱을 직원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다. 이르면 하반기에 문을 여는 인터넷전문은행도 생체인증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생체인증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체인증은 개인의 몸에 있는 지문, 홍채 등의 정보가 제각기 다르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동공을 둘러싸고 있으며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는 쌍둥이라고 해도 같지 않다. 같은 사람이라도 오른쪽과 왼쪽 홍채가 다르다. 손바닥 정맥지도 역시 사람마다 정맥 패턴이 다른 점을 활용한 것이다. 생체인증은 몸의 정보를 활용하니 인증을 할 때 별도 수단이 필요하지 않아 편리하다. 복제가 어려워 보안성도 높다.
금융권에서 생체인증을 활용한 시도는 2000년대 초반에 있었다. 우리은행은 2002년 지문인식 ATM을 지점에 설치했으나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잊혀졌다. 당시만 해도 지문으로 금융거래를 한다는 것이 상당히 낯선 일이었기 때문이다. 14년이 흐르는 동안 지문인식은 보편화됐으나 나머지 생체정보 활용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사람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생체인증 확산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문인식은 널리 알려진 생체인증 방식이고, 활용하는 금융사도 가장 많다. 다만, 지문인식을 적용한 스마트폰 보급이 관건이다.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기능이 없으면 지문인증 서비스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19일 출시한 농협은행의 NH스마트금융센터 앱은 지난달 말까지 지문인증 이용실적이 1000건에 그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문인식이 되는 스마트폰이 많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오현태 기자 sht9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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