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5년마다 실시하는 정신질환 역학조사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질환 경험 비율은 27.6% 달한다. 또 보건복지부의 '정신의료기관 입원 유형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정신의료기관 입원 환자 중 자발적 입원자 비율은 32.4%로 2007년 11.6%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자발적인 입원환자의 상당수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가벼운 정신질환을 치료하려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거나 방송매체에서 연예인이 자신의 정신질환을 솔직히 고백하는 사례에 용기를 얻어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이다.
이렇게 대중의 인식도 차츰 변화하여 상당수 정신질환자도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얼마든지 짧은 기간에 호전될 수 있고 치유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평소에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치유법이다.

◆ 불면증은 전등의 켜짐과 꺼짐 스위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상태?
육체가 건강하기 위해서 충분한 영양공급과 적절한 운동과 휴식이 필요하듯이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필수적이다. 이에 불면증은 뇌가 만성피로에 이르게 되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불면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수면이 박탈당하는 것으로 잠들기까지 30분이상 소요되는 입면 장애와 잠을 깨는 횟수가 하루 밤중 5회 이상이거나 깨어있는 상태가 30분 이상 유지되는 수면유지장애 그리고 전체수면이 6시간 이하면서 잠을 깨면 다시 잠자기 어려운 상태인 조기각성으로 뇌 영역이 손상된 뇌 질환이다.
불면증의 원인으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와 뇌 간망상체의 기능이 손상된 상태로 뇌가 지나치게 각성이 되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전등의 켜짐과 커짐 스위치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불면증이 있으면 몸의 여러 기능도 저하가 되고 뇌기능도 떨어져서 삶의 질 또한 나빠지게 되고, 수면 부족으로 인해 면역력 기능 저하 등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질병을 유발하며 성격이 예민해진다.
◆응팔의 최택처럼 수면제 복용은 일시적 치유법이고 내성만 생겨 뇌수면이 최고
불면증의 종류로는 일차성(원발성) 불면증과 이차성불면증이 있다. 일차성불면증은 특별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이 없음에도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강박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잠이 자기 뜻대로 조절되지 않을 때 긴장과 불안으로 발생한다. 이차성 불면증은 정신과적 장애나 의학적 원인, 알코올 및 약물의존 등으로 발생하며 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및 불안장애에서 유발한다.
'응답하라1988의 최택’처럼 수면제 복용은 치유제도 아니고 불면증에서 벗어나는 길도 아니다. 수면제는 그냥 약의 힘을 빌어 수면을 강요하는 것으로 복용할수록 어긋난 내성이 생기며 정상수면으로 돌아가는 일이 더 힘들어진다. 또한 수면제를 복용한 시간과 양 만큼 내성이 사라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과 모든 불면증은 극복될 수 있는 건 명심해야 한다.
◆수면제 복용 전에 근원적인 치료로 뇌수면을 위한 불면증 검사 필수
숙면을 위해서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며 잠자기 전에 조명을 낮추며 잠을 방해하는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 시청을 삼가고 잠들기 5~6시간 전에는 야간운동을 절대 금해야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한 심리적으로 잠을 억지로 잘려고 압박하지 말고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잠자리에 들면 된다. 한편 체온이 내려가면 졸음이 오는데 잠자기 2시간 전 반신욕이나 족욕으로 체온을 올려주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고 체온이 떨어져 숙면할 수 있다.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태현 교수는 “불면증은 다른 정신질환의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나며 수면제의 소량 복용은 일시적 치료법이고 계속 복용하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불면증을 일으키는 일차적인 질병의 근본적인 해결만이 증상을 개선해 일상생활을 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휴한의원 위영만 원장은 “불면증은 무턱대고 수면제를 복용하기 전에 우선 불면증 검사를 받아 심리적인 문제와 뇌의 신경한적 기능의 손상 정도를 평가 받는 것이 중요하고 단순히 수면 문제만을 해결하지 말고 뇌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근원적인 치료방법으로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며 “일반적인 수면유도 방법이 아니라 뇌와 신체의 혈액순환을 활성화시키고 뇌기능회복을 위한 뇌수면 치료가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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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휴한의원 |
◆불면증에 동반하는 불안(공황) 장애는 조기 치료가 중요
지난해 11월 방송인 정형돈 씨가 공황장애증상으로 치료를 위해 공식적인 연예 활동을 중단해 세간의 화제가 됐다. 이에 앞서 이경규 씨와 김구라 씨는 방송에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고 약을 복용한다고 고백해 주목을 받았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으로 어지러움, 짜증, 숨막힘 등의 심한 불안 발작과 함께 가슴통증, 심장 두근거림, 과 호흡, 혈압상승, 메스꺼움과 복부불편감, 근육의 긴장으로 인한 떨림 등의 신체적 고통이 나타난다. 이러한 불안발작이 매우 심해지면 거의 죽을 것 같은 공포심이 유발되고 공황발작 시 응급실을 찾게 되면 검사상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고 발작이 없는 기간에도 발작이 다시 오지 않을까 하는 예기불안을 동반한다.
또 공황장애는 여성에게서 2~3배정도 많이 발생하고 20~30대에서 흔히 발병하며 환자의 가까운 친척은 일반인에 비해 10배 정도 유병률이 높다. 공황장애의 원인으로 불안과 공포감정을 조절하는 뇌부분의 편도체가 지나치게 활성화되고 해마의 활성 기능은 감소해 발생한다.
◆공황장애는 위급상황 해제 후에도 비상등이 켜진 상태가 유지되는 경우와 비슷해..뇌 휴식 필요
공황장애 환자는 예기불안으로 사람이 많은 곳을 의식적으로 회피하게 되어 대인관계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위급상황이 해제되었지만 비상등이 계속 켜진 상태로 뇌가 착각해 긴장이 계속되거나 위급한 상태로 인지하는 뇌질환의 일종으로 뇌 휴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휴한의원 위영만 원장은 “공황장애는 만성적인 질병으로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드물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악화되거나 50~60% 는 우울증을 동반하며 20%는 알코올 중독이 함께 발생하고 강박증, 건강염려증, 자살의 위험성도 증가한다”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40%는 회복되고, 50%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증상이 가벼워지며, 10%만 만성화된다”고 밝혔다.
위영만 원장은 "정신질환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질병이다"며 "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하면 발병기간이 짧고,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예후가 더 좋고 크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말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태현 교수는“공황장애는 극도의 불안감이 불면증을 유발함으로 인지행동요법과 항불안제를 복용하면 불안감이 안정적 해소되어 일상생활의 복귀가 가능하다”며 “정신질환도 다른 질병처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공황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검사는 필수
공황장애의 첫 증상은 특별한 원인이 없거나 육체적 과로나 스트레스 후에 시작되며 질환의 발작과 사라짐을 반복된다. 또 심근경색, 협심증, 갑상선기능항진증, 저혈당증 등의 신체증상과 우울증, 불안장애, 사회공포증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전문가의 감별진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황발작이 있다고 해서 모두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위 원장은 “뇌신경정신질환은 임상경험이 중요하고 최적화된 객관적인 진단과 치료프로그램이 효과적으로 공황장애뿐만 아니라 동반문제까지 해결하며 재발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치료를 시작하면 보통 2~8주 이내에 효과반응이 나타나고 2~3개월 이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헬스팀 이재승 의학부문 기자 admin3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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