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 시간) 호주 원주민을 학살하는 내용을 담은 ‘서바이벌 아일랜드 3’(스크린샷) 모바일 3D 게임이 구글·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발매된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당신의 목표는 생존이다”라는 목표를 부여받고, 임무를 수행한다.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기르며 생존해야 하는 이 게임에서 문제가 된 것은 “당신은 호주 원주민의 집을 공격해야 한다”며 묘사된 부분이다. 애플 아이튠스에서도 이 게임은 “호주 원주민을 조심할 것”이란 제목으로 광고됐다.
지난해 12월14일 발매 당시 이 게임은 ‘12세 이상 이용 가능’으로 정해졌고 폭력 정도에선 ‘심하지 않음’ 평가를 받았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월13일 게임 발매 이후 1200개의 리뷰가 달렸고, 별 5개 중 4.2개로 높은 평점을 받기도 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서바이벌 아일랜드 3 게임 영상을 지운 게임 사용자 ‘R2 Darksaber'(아이디)는 “낄낄거리는 배경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게임 사용자는 투박한 무기를 사용해 호주 원주민을 마구 때린다”며 “이런 임무를 완수하면 부메랑이나 화살촉과 같은 보상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게임이 발매되자 지난 15일부터 호주 안팎에선 비판이 고조돼 4만8300명이 ‘게임을 당장 삭제하라’는 청원에 찬성 서명했다. 이 청원을 시작한 조지 맨틀은 “다른 게임 캐릭터를 사냥하는 것과 같이 이 게임도 괜찮다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호주 역사에서 원주민들이 받아온 차별의 역사를 고려해 볼 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이 게임은 인종에 따라 사람을 죽여도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바이벌 아일랜드 3는 호주와 미국의 애플,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없는 상태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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