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여성 검사들이 수사 최일선인 지청장, 차장검사, 부장검사는 물론 정책 및 기획을 담당하는 법무부·대검찰청 요직에도 대거 발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말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수도권 지방검찰청 검사장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사가 기용됐다.
7일 법무부에 따르면 여성 검사들 사이에서 ‘맏언니’로 불리는 조희진(사진·사법연수원 19기) 검사장이 의정부지검장에 발탁됐다. 의정부지검은 북한과의 접경지역이자 국가안보상 요충지인 경기 북부지역을 관할한다. 그 때문에 최근 공안부가 신설되는 등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의정부지검 산하 고양지청도 전국 지청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한다. 조 검사장은 앞서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과 고양지청 차장을 거쳐 의정부지검 관내 사정에 정통한 만큼 의정부지검장으로 최적임자란 평이다.
사법연수원 22기의 ‘여검사 3총사’인 이영주·김진숙·박계현 검사도 요직에 기용되며 내년에 검사장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이 검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검사들을 교육하는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김 검사는 법무부와 검찰의 각종 정책을 연구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박 검사는 검사장을 보좌해 수사를 사실상 지휘하는 춘천지검 차장에 각각 보임됐다.
이밖에 노정연(사법연수원 25기) 고양지청 차장과 홍종희(〃29기) 공주지청장도 여성 검사로서 일선 수사를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았다.
한편 이노공(〃26기)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고경순(〃28기)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 박지영(〃29기)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 김남순(〃30기) 대검 피해자인권과장 등은 그동안 여성 검사가 상대적으로 뜸했던 법무부·대검의 참모부서에 배치돼 정책 기획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서울중앙지검 총무부장은 ‘검찰 2인자’로 불리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지근에서 보좌하고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살림’을 책임지는 자리란 점에서 여성으로 처음 총무부장이 된 박 검사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에만 있던 여성아동범죄조사부가 대구·광주지검에 추가로 설치되면서 사법연수원 30기의 유능한 여성 검사들이 초대 부장 자리를 맡게 됐다.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신은선 검사,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은 오정희 검사가 각각 내정됐다.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박근혜정부가 4대악(惡)의 하나로 규정한 성범죄는 물론 요즘 커다란 사회문제로 비화한 아동학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는 부서다. 법무부는 두 여성 검사의 발탁에 대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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