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직원의 연봉은 지난해 평균 9700만원에 달했다. 이번 임단협에서 성과급 300%에 200만원을 더 주고 고급차 출시·품질 격려금 100%에 200만원을 주기로 했다. 현대차는 세계 주요 자동차사 중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 지난해 임금을 비교하더라도 현대차 임금은 독일 폴크스바겐 9062만원, 일본 도요타 7700만원, 혼다 7100만원보다 훨씬 많다. 가장 품질 좋은 차를 만들어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기술 경쟁력은 그렇다 치고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1인당 연간 생산대수를 따지면 도요타가 93대, 폴크스바겐 57대인 데 비해 현대차는 29대에 지나지 않는다.
대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에도 큰 금이 갔다. 청년 고용을 늘리는 수단이 될 임금피크제 도입은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 비정규직을 배려한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대차 직원에게 고임금을 줘야 하니 협력업체와 비정규직 근로자는 상대적인 박탈 상태에 놓일 것은 불문가지다. 낮은 생산성에도 고임금을 주려면 다른 곳에서 마른 수건 짜듯 할 여지가 크다. 귀족노조와 협력업체·비정규직 사이에 임금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지게 됐다. 현대차 노조와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곳이 또 있다. 초유의 불황과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임금을 올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6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가해 2시간 동안 정치파업을 벌였다. 그때 부르짖은 ‘노동개혁 저지’ 구호는 생산성에 걸맞지 않은 고임금을 지키기 위한 구호인지 묻게 된다. 씨는 뿌린 대로 거둔다. 노조가 억대 연봉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회사의 미래는 어찌 될지 자문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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