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브랜드는 뱀파이어야”… 아빠와 아들 브랜드 썰전

입력 : 2015-11-27 20:07:14 수정 : 2015-11-27 20:07:14

인쇄 메일 url 공유 - +

“한 놈이 사면 다른 놈도 따라사고…”
아들 “세상을 바꾸는 힘 있다” 반박
브랜드에 숨겨진 세밀한 이야기
아빠와 아들의 시선으로 풀어가
김경선 지음/자음과모음/1만2000원
꼰대 아빠와 등골 브레이커의 브랜드 썰전/김경선 지음/자음과모음/1만2000원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이에게 부모는 수입 분유를, 고급 유모차를, 브랜드 의류를 먹이고 태우고 입힌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것처럼 아이가 영원히 그렇게 살기를 바라면서. 그런데 이는 사실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오히려 가난을 두려워하게 만들 뿐이다. 가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을 만든다.

책은 잘 알려진 할리 데이비슨, 몽블랑, 샤넬, 애플 등의 브랜드를 통해 개성 표현 수단으로서의 브랜드, 세상을 변화시킨 브랜드, 낙인에서 비롯된 브랜드의 유래, 브랜드 제품 생산을 위해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의 현실, 감성 마케팅으로 기업의 욕망을 포장하는 브랜드의 이면, 그리고 이로운 가치를 만들어 세상을 바꾸고 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착한 브랜드까지, 모든 브랜드에 숨겨진 세밀한 이야기를 아빠와 아들의 시선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등골 브레이커는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만큼 비싼 상품’ 또는 ‘명품을 사기 위해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극성인 철없는 자식’을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브랜드 점퍼가 십대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나온 말이다. 중2 현수도 친구들이 다 갖고 있다는 브랜드 점퍼를 원한다. 그런데 아빠는 브랜드가 뱀파이어라고 반대한다. 한 놈이 사면 다른 놈이 사고, 그러면 또 다른 놈이 사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현수와 아빠의 브랜드 썰전이 시작된다.

1라운드 주제는 브랜드가 만든 세상. 현수는 애플이 변화시킨 음악산업, IT환경을 통해 브랜드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이에 아빠는 낙인에서 비롯된 브랜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현실 등 브랜드가 바꾼 또 다른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2라운드 주제는 착한 뱀파이어의 등장. 여성을 남성의 부속물 같은 존재로 여겼던 시대에 샤넬이 여성에게 옷의 자유를 주었다는 누나의 이야기는 현수에게 힘이 된다. 현수는 ‘아름다운 가게’, ‘탐스’, ‘빅이슈’ 등 착한 브랜드에 대해 소개한다. 3라운드 주제는 브랜드와 나. 현수는 스포츠팀에 열광하는 사람들, 스타벅스 카페문화 등 일상 속 브랜드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빠는 브랜드에 담긴 신의 이야기로 인간의 나약함을 꼬집고, 감성마케팅으로 소비주의를 일으키는 브랜드의 또 다른 측면을 설명한다.

3라운드에 걸친 썰전을 통해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 아빠와 아들. 책은 두 입장을 모두 담으려 노력한다. 독자들이 누구의 편을 들지는, 다양한 정보들이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