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에 대한 살인 혐의 1차 공판에서 피해자의 어머니 이복수(73)씨는 "우리 아들 죽인 놈 앞에서 가슴이 떨리고 치가 떨려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판부는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이씨에게 법정 안쪽으로 와 발언할 기회를 처음으로 줬다.
이씨는 "앉아서 서로 미루고 안 죽였다고 하는 걸 듣다 보니 18년전 재판과 똑같다"며 "양심이 있다면 '내가 죽였다'하고 사죄를 해야지 쟤들은 인간의 탈만 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말을 통역으로 전해들은 피고인석의 아더 존 패터슨(36)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피고인석으로 걸어 나오는 피해자의 어머니를 보며 눈빛이 잠깐 흔들리기도 했지만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이씨는 "'중필이 살았으면…'하고 그 생각을 한다. 아들과 밥도 먹고, 얼굴도 마주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그런데 못한다"며 "판사님, 검사님 우리 죽은 아들 한이라도 풀게 범인을 꼭 밝혀달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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