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는 상황인데다가, 최근 나온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도 좋지 않아 제로 수준의 금리 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외국의 주요 언론들은 2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FOMC 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도, 이번 회의에서 금리정책의 변화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25일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자체 조사한 결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1%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통계를 중요시하는 연준이 제로 수준의 금리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3.9%였다.
BNP파리바의 북미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모르타이머 리는 “미국 경제가 허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와 국내 및 외국에서 계속되는 불확실성이 제로 금리수준을 고수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도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주고 있다.
9월 산업생산은 한 달 전에 비해 0.2% 줄어들어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한 달 전보다 0.2% 하락했다.
9월에 비농업부문에서 만들어진 신규 일자리도 14만2000개에 그쳐 20만 개 이상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에 크게 못 미쳤다.
뉴욕타임스도 이른바 필립스 곡선이 미국에서는 잘 작동하지 않고 있어 연준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립스 곡선은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이 오르고 인플레이션율도 상승한다’는 이론으로, 연준은 실업률이 많이 떨어진 만큼 조만간 닥칠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막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2007년 연설에서 “필립스 곡선은 모든 거시경제 모델의 핵심 구성요소”라며 중요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립스 곡선은 최근 10여 년 동안 미국에서 타당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FT도 연준이 이번 주 회의에서 금리 인상 결정을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최근 미국의 고용 지표가 좋지 않고 연준 이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FT가 최근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은행의 이코노미스트 46명을 조사한 결과 이번 달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은 아예 없었다.
응답자의 65%가 12월을 첫 금리 인상 시점으로 꼽았지만, 9월 조사 당시에 90% 이상이 연내 인상을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물러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FOMC와 관련해 금리 인상 가능성보다는 12월 금리 인상과 관련한 힌트가 더 시선을 끌고 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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