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칙하게 고고'가 진부한 학원물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BS 2TV '발칙하게 고고(극본 윤수정 정찬미, 연출 이은진 김정현 )'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교내 특별활동 동아리를 소재로 꿈많은 고교생들의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학원물의 캐스팅을 따르고 있다.
이 작품에는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열혈 여고생, 모든 것이 완벽하지만 2% 부족한 엄친아 캐릭터가 등장한다. 또한 모두의 선망이 되지만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여고생, 여주인공 바라기인 만능 스포츠맨 남학생이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같은 캐스팅 공식은 이미 '학교' 시리즈로 대표되는 학원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때문에 이같은 학원물은 신인 연기자들의 등용문이자 훈련소로 역할을 해왔다. 학원물을 통해 스타급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반면 '발칙하게 고고'는 한 개의 작품을 이끌어가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한 배우들을 내세웠다. 여주인공인 정은지는 '응답하라 1997'과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는 연기에 대한 호평과 함께 시청률 등 성과가 좋았지만, 공중파 드라마 주연작이었단 '트로트의 연인'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원근도 주인공의 아역이 아닌 실질적인 공중파의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수빈, 차학연도 마찬가지다. 경쟁작품들인 '육룡이 나르샤' '화려한 유혹'에 베테랑급 연기자들이 주연급으로 배치된 것을 감안하면 무게추가 기울어진다.
주인공들의 경험이 부족하다면 선생님, 부모님 역할을 맡은 배우들에게 기댈수도 있다. '학교 2013'에서는 장나라, 최다니엘이 선생님 역할로 신인급 배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았고, '학교 2015 후아유'에서는 이필모, 전노민, 전미선, 정인기 등이 받쳤다.
'발칙하게 고고'에서도 박해미, 김지석, 인교진 등이 학교 내에서 선생님 역할로 출연하고, 김여진, 최덕문, 고수희, 길해연 등이 학부모 및 학교 외부 인사로 열연하지만 드라마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게다가 유명무실하게 변질된 교내 특별활동 동아리에서 성장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최근 학교의 급식비리, 성적조작, 성추행, 폭력 등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존의 학원물에서 진일보하지 않은 식상한 스토리 전개와 주연 배우들의 부족한 경험이 '육룡이 나르샤' '화려한 유혹' 등 깊이있는 내공의 드라마와 대결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이슈팀 ent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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