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 간의 최단거리 항로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기존 수에즈 운하와 비교해 수송 거리가 30% 정도 줄고, 기간도 10일 이상 단축된다. 흔히 유라시아 복합물류 네트워크의 주 운송 방식으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과 같은 대륙 철도망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철도 물류에 의존하는 기존의 물류네트워크에 북극항로 경유 해상운송이 추가된 복합운송 루트가 개발되면 유라시아 복합물류 네트워크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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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
따라서 북극항로를 활용한 유라시아 복합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캐나다 등 북극해 핵심 연안 국가들과의 긴밀한 해운협력 강화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러시아 정부와 우호적 협력관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러시아 정부는 장기 수송전략 차원에서 북극항로 연계 철도 건설, 항만 현대화 등 인프라 개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협력해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북극항로 활용과 관련해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과 아시아 간의 국제컨테이너 운송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러시아 정부는 북극해 지역의 석유가스자원을 세계시장으로 공급하기 위한 수송 인프라로서 북극항로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정부도 북극항로를 통한 유럽과 아시아 간의 국제컨테이너 수송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 향후 북극항로 경유 국제컨테이너 수송 가능성에 대비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야말LNG 프로젝트를 비롯한 북극해 자원 개발에 따른 자원수송 물동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장기계약을 통해 북극해 탄화수소 자원의 해상운송권을 확보하는 방안에도 관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 정부도 북극항로 진출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극지 운항 선원을 양성해 우리 선사를 지원하고 2011년부터 북극항로 국제 세미나를 지자체와 공동으로 개최해 국제적 공조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베리아의 원유, 가스 등 자원 운송에 대한 우리 선사의 참여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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