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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고서는 동일한데 등급 달라…'날림' 호텔 평가

입력 : 2015-09-08 19:22:19 수정 : 2015-09-09 0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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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평가 동일한데 한 곳은 통과 한 곳은 보류… 일부는 트집잡기식… 관광公 “시정 조치 할 것” 각 호텔의 서비스와 품질 수준을 상징하는 별(☆)의 개수를 매기는 정부의 등급심사 과정이 엉터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누리당 박대출 의원실이 8일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호텔 등급평가 보고서’ 167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현장 평가 보고서 내용이 똑같은 두 호텔 중 한 곳은 등급심사를 통과하고 다른 한 곳은 등급보류 판정을 받는 등 ‘날림 평가’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과거 무궁화 모양으로 매기던 국내 호텔 등급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 모양으로 바꾸는 ‘호텔업 별 등급제도’는 지난 1월 도입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관광공사는 별 등급을 매기기 위해 지난 3, 4월 각각 서울에 있는 A, B 관광호텔을 대상으로 소비자 만족도와 건축설비, 서비스 등의 항목에 대한 현장 방문 평가를 했다.

앞서 두 호텔은 3성급 호텔을 신청했다. 그런데 이들 호텔에 대한 현장 평가 보고서는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했는데도 심사 결과는 ‘A 호텔은 통과’, ‘B호텔은 보류’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 나왔다. 현장 방문 조사를 하지 않았거나 주먹구구식 평가를 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호텔은 ‘외국인 객실점유율이 높아 국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3등급 신청을 통과했다. 하지만, 인천의 D호텔은 외국인 객실점유율이 높았음에도 ‘90% 이상 중국 단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등급판정이 보류됐다.

이밖에 별 등급제 시행 이후 첫 5성급 호텔인 서울의 E호텔은 ‘뷔페 그릇이 무거워 들기가 힘들다’고, 또 다른 5성급 F호텔은 ‘조경이 고급스러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는 등 트집잡기식 평가도 적잖았다. 특히 일부 호텔의 평가 보고서에는 개선할 사항으로 국내 특정 여행사와의 제휴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심사 과정에서의 이권 개입 의혹도 일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호텔등급제 심사를 날림으로 하는 것은 오히려 호텔 운영 선진화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관광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위원들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측은 “(그동안의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주관적인 평가 내용을 개선하고 평가위원 교육도 강화해 다음부터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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