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 고원의 사람들이 보내는 1년은 어떨까. 이곳에도 사계절은 있지만 평균 해발 고도 5000m의 지역에서 이뤄지는 삶엔 겨울이 관통하고 있었다. 여름조차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아 부드러워진 흙을 물과 함께 짓이겨 만든 흙벽돌로 축사를 만들고, 부지런히 소똥을 말려 창고 가득 쌓아둔다. 겨울이 오기 전 미리미리 우물도 보수해야 한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이다. 이 시기 파미르에선 생명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척박한 땅에도 생명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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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계테마기행’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 고원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소개한다. EBS 제공 |
오묘한 하얀 빛을 띠는 ‘가름 체아쉬마’ 온천은 피부병에 아주 좋다고 한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한가로이 온천욕을 즐기면 여독을 말끔히 풀어낼 수 있다. ‘무르갑’은 동부 지역 최대의 도시이자 파미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시다. 교통망의 중심에 있어 지역의 무역 중심지이기도 하다. 이곳의 명물은 바로 컨테이너 시장. 단순하지만 없는 게 없는 시장이다. 여행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먹는 재미다. 무르갑에서 만난 파미르인의 호의 덕택에 간만에 입호강을 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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